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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콘솔게임 컨퍼런스, '데더다' 황재호 “콘솔 게임 성공 위한 8가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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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부터 7일까지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판교에서 개최되는 ‘2025 콘솔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한국 콘솔 및 인디 게임 산업의 현주소를 짚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다양한 세션이 진행된다. 

그중에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은 세션은 ‘데이브 더 다이버’로 글로벌 흥행 신화를 쓴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의 강연, ‘무한경쟁시대 한국 게임에 필요한 것은?’이다.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픽셀 그래픽을 바탕으로 수중 탐험과 초밥집 운영을 접목한 독특한 게임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한국형 인디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발판으로 민트로켓은 지난 2024년 9월 넥슨에서 독립해 본격적인 독자 행보에 나섰다. 이번 강연에서 황 대표는 대형 자본과 글로벌 트렌드가 빠르게 뒤섞이는 현 게임 시장 속에서, 한국 개발자들이 지속 가능한 창작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전했다. 

 

■ 콘솔게임, ‘모바일이 아닌 유료 경험’으로 정의하다

황재호 대표는 먼저 ‘콘솔게임의 정의’부터 짚었다. 그는 “전통적으로는 TV에 연결하는 거치형 기기를 콘솔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PC 스팀 플랫폼에서도 같은 방식의 경험을 제공하는 유료 게임을 포함해야 한다”며 “롤이나 메이플처럼 부분 유료화 기반의 서비스형 게임은 콘솔게임 범주에 넣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콘솔이 주류이며, 한국 역시 최근 몇 년 사이에 콘솔 타이틀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며, “이 컨퍼런스 자체가 그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최초 BAFTA 수상,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황 대표는 민트로켓의 대표작 ‘데이브 더 다이버’의 여정을 회고했다. “다들 BAFTA(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올랐던 건 아시지만, 사실 우리는 GDC 어워드, 골든 조이스틱, TGA 등 5대 주요 시상식 후보에 모두 올랐다. 한국 최초로 BAFTA ‘게임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별로 화제가 안 됐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화려한 수상 경력과 각종 게임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것과 비교해 '데이브 더 다이버'의 시작이 화려하지는 않았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초기 위시리스트가 사업 목표 수치의 40%밖에 안 됐고, 트위터 팔로워는 281명, 디스코드 인원도 1,300명에 불과했다. 언론에 연락해도 써준다는 곳은 한 군데뿐”이라며, “마케팅 예산도 거의 없었고, 그저 ‘몸빵’으로 개발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 ‘개성’은 생존의 출발점

그가 꼽은 첫 번째 성공 요인은 ‘개성’이다. “스팀에만 1년에 2만 개의 게임이 올라온다. 여기서 눈에 띄려면 압도적인 퀄리티거나, 독특한 콘셉트여야 한다”.

그는 단순히 그래픽이 좋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며, “게임에 오리를 접목한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를 비롯해 협동해서 산을 오르는 게임 'PEAK'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시각적·주제적 개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 참가 경험을 공유하며 “이 행사야말로 개성 경쟁의 장”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런 마케팅 없이 참가했지만, ‘바다’와 캐릭터가 매력있다는 반응을 처음으로 얻었다. 이후 디스코드에서 피드백을 받고 게임을 계속 다듬어 갔다”.

 

■ 완성도, ‘놓치면 끝’인 기준

그가 두 번째로 강조한 것은 ‘완성도’였다. “스팀 평점과 메타크리틱 점수는 곧 신뢰도다. 한 번 낮아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출시가 늦더라도 완성도를 확보하는 게 낫다”.

황 대표는 “완성도가 높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완성도가 낮으면 실패는 보장된다”고 단언했다. 특히 최근에는 최적화와 현지화 품질도 완성도의 일부로 본다고 덧붙였다.

“게임 자체는 훌륭해도 PC 최적화가 나쁘면 평가가 급락한다.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의 중국어 번역 이슈도 같은 사례다”.

 

■ 스팀 알고리즘, ‘한 번 들어가면 끝까지 간다’

황 대표는 데이브 더 다이버의 90% 이상이 스팀 내부 알고리즘 유입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스팀은 냉정하다. 잘 팔린 게임은 계속 노출되고, 그렇지 않으면 쉽게 사라진다. 우리가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판매량이 유지되는 건 순전히 이 알고리즘 덕분이다”.

그는 ‘태그 관리’를 활용한 사례도 언급했다. “액션, 인디처럼 너무 포괄적인 태그는 경쟁이 치열하다. 적절한 희소성과 명확한 콘셉트의 태그가 중요하다. 우리의 유입 중 약 8%가 태그에서 발생했다. 작은 수치 같지만, 연봉 8% 오른 셈이라면 크다고 봐야 한다”.

 

■ 트레일러는 ‘게임의 얼굴’

그는 이어 트레일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요즘 게임쇼에서 트레일러는 상당히 중요하다. 인지도의 대부분은 여기서 결정된다”.

황 대표는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를 예로 들며, “초기엔 주목을 못 받았지만, 한 편의 세련된 트레일러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조회수 200만을 돌파한 'MOUSE: P.I. For Hire'라는 게임에서는 흑백 만화풍 예시를 들며 “독특한 비주얼은 그 자체로 조회수를 끌어올린다”고 조언했다.

“인지도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지만, 인지도가 없으면 성공은 불가능하다”.

 

■ 홍보, ‘개발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

홍보 전략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해외 매체를 뚫는 건 정말 어렵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리뷰 요청이 쏟아지기에, 우리도 초기에 모두 거절 당했다”.

황 대표는 “결국 전문 에이전시를 쓰는 게 빠르고 확실하다”며, “메타크리틱 리뷰도 에이전시를 통해 연결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개발자가 직접 게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장점과 맥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직접 홍보해야 진정성이 전달된다. 민트로켓 내부에도 이런 역할을 맡은 인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 그리고 마지막, ‘커뮤니티’

황 대표는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의 힘을 가장 강하게 강조했다. “앞서 말씀드린 모든 요소보다 커뮤니티가 가장 중요하다. 피드백부터 충성 팬 확보까지, 모든 게 여기서 시작된다”.

그는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성공은 커뮤니티 덕분이었다”며 “초기 얼리액세스 시절, 아무도 관심 없던 게임을 지탱해준 것도 유저들이었다”고 회상했다.

황 대표는 이번 강연에서 언급한 중요 사항을 세 줄로 요약했다. ▲뚜렷한 개성과 높은 완성도 ▲노출 알고리즘과 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이해 ▲유저와의 지속적 신뢰 구축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가 잘 돌아간다면, 마케팅 비용 없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출시 후에도 꾸준히 개선하고, 꼼꼼하게 완성도를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게임만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사업적인 이해를 갖춰야 하며, 유저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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