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e뉴스

엔씨소프트 ‘리니지2’ 사무라이 크로우, “어쩌면 닌자 크로우가 됐을지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Gamer, 야마구치 카즈노리 기자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지 22년, 일본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지 21년의 역사를 가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그 긴 역사 속에서도 최초의 전 지역 동시 대규모 업데이트인 글로벌 프로젝트 '사무라이크 크로우(SAMURAI CROW)'가 지난 11월 5일 구현됐다. 

현재 '리니지2'는 일본, 한국, 대만, 러시아, 유럽, 북미, 남미 등 7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기존 업데이트는 먼저 한국에서 구현된 후 각 서비스 지역별 현지화를 거쳐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 '사무라이 크로우'는 모든 서비스 지역에 동일한 업데이트가 동시에 적용되는 '리니지2' 사상 최초의 시도다.

'사무라이 크로우'는 사무라이를 모티프로 한 신규 클래스 ‘크로우'와 신규 서버 '크로우’ 등 볼거리가 많은 업데이트지만, 어떻게 전 세계 업데이트를 동시에 구현하게 되었을까. 

'리니지2'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부분일 텐데,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리니지2 대감사제 -새로운 전설의 시작-'에 참석했던 리니지2 해외 기획팀 김근영 리더에게 이벤트 시작 전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글로벌 프로젝트'는 어떤 경위로 기획되게 되었나요?

김근영 리더(이하 김근영): 리니지2가 22주년, 그리고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서의 서비스가 21주년을 맞이함에 따라, 전 세계 리니지2 플레이어 여러분께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리니지2 해외 기획팀 김근영 리더
리니지2 해외 기획팀 김근영 리더

기존의 '리니지2다움'을 소중히 하면서도, 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글로벌 고객의 공감을 얻기 위해 새로운 컨셉을 도입했습니다. 그 새로움이 리니지2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랍니다. 

오랜 세월 쌓아온 중후한 존재감, 그리고 변화에 도전할 때의 바람 같은 유연함, 그것이 이번 도전을 상징하는 존재 '크로우'가 됩니다.

Q : 도전이라고 하셨는데, 글로벌 프로젝트나 ‘크로우’ 개발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김근영: 지금까지의 기본적인 업데이트 프로세스는 한국에서 구현한 것을 3~4개월 후에 다른 서비스 지역에 구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로컬라이제이션과 번역, 그리고 테스트가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이를 전 지역 동시 업데이트로 진행하면서 22년간의 경험이 크게 활용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사전에 철저히 대책을 마련했지만, 그럼에도 여러모로 힘들었습니다.

한편, 이번 동시 업데이트 대상 지역은 북미와 남미, 일본, 대만, 러시아, 유럽이며 국가별로 로컬라이즈된 부분이 있고 각국에 맞춘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이를 처리하면서 동시 업데이트를 위한 조정도 병행했기에 기존 준비와는 다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재 모바일 서비스 등은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지만, 리니지2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런 기획 의도가 없었습니다. 지금의 모바일 서비스 등과 마찬가지로 동시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 기존 프로세스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기 위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Q : 평소보다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네요.

김근영: 모두들 힘들어서, 오늘도 (한국에서는 스태프들이) 출근하고 있습니다. 11월 5일까지 힘내겠습니다(쓴웃음).

Q : 서버 '크로우'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동시에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인가요?

김근영: 구체적인 시기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당분간은 동시 업데이트를 목표로 한국과 거의 같은 시점에 콘텐츠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11월 업데이트 시점부터 서비스 지역별로 랭킹을 겨루는 이벤트가 구현됩니다. 게임 내 사양이 다르면 불공정하기 때문에 콘텐츠 업데이트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 작업이 일단락되면 게임 내 상황과 여러분의 피드백을 확인하여 서비스 지역별로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Q : 크로우를 연상시키는 일본풍 지역은 리니지2에 없는데, 그런 신규 지역이 추가될 계획은 있나요?

김근영: 크로우의 마을과 사냥터가 새롭게 추가될 예정입니다. 사무라이라는 컨셉은 언뜻 보면 리니지2 세계관에 이질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로우 구현을 결심한 것은 사무라이의 특징을 가능한 한 충실히 재현하고, 이를 리니지2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본 문화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매력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따라서 크로우의 마을이나 성, 벚꽃 등의 풍경도 지나친 재해석 없이 가능한 한 일본다운 아름다움을 표현하도록 노력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께 눈과 마음에 오래 남는 풍경으로 느껴지셨으면 합니다.

Q : “일본 문화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매력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사무라이를 모티프로 한 크로우를 개발한 이유인가요?

김근영: 올해 목표가 글로벌 동시 구현, 동시 오픈을 통해 여러분께 새로운 리니지 2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해외를 향한 새로움을 고민하게 되었고, 일본의 사무라이 IP라면 어느 나라나 지역에서도 관심을 가져줄 거라 생각하여 기획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러시아 담당자들에게 이야기해 보니 좋은 반응이 돌아와서 사무라이를 모티프로 개발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 혹시 닌자도 후보에?

김근영: 닌자도 후보에 있었습니다. 닌자와 사무라이 중 어느 쪽이 더 나을까 개발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역시 사무라이 쪽이 더 멋지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개발 멤버 중 40대가 많은데, '사무라이 스피리츠' 등을 플레이한 연령대라서 사무라이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플레이어 분들도 동년배가 많아 친근감을 느끼며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사무라이를 선택했습니다.

닌자에 대해서는 이미 리니지2에 어쌔신이라는 클래스가 있어, 그와 겹치는 부분도 있었기에 보류한 측면도 있습니다.

Q : 개발 스태프가 본 크로우의 어필 포인트는 어디일까요?

김근영: 서양풍 세계관의 리니지2에 사무라이를 어색함 없이 녹여내기 위해, 또한 원형인 사무라이 문화를 왜곡하지 않도록 레퍼런스 체크도 엄격히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검 휘두르는 방식도 전문가를 초빙해 게임 내 모션에 반영하여 진짜 사무라이처럼 완성했습니다. 그 스타일리시함과 스킬의 멋짐이 어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 기준이 되겠지만, 리니지2는 연간 2~3회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며, 가을 무렵 대규모 업데이트에 구현될 캐릭터는 오버파워 캐릭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로우는 그 예상을 저버리지 않는 성능과 모션을 갖춘 클래스로 완성되었으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Q : 글로벌 업데이트에서는 새 서버 '크로우'도 동시에 구현됩니다. 이 서버의 컨셉은 무엇인가요? 또한 현재 서비스 중인 서버와 공존,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라이브, 클래식, 아덴, 에바의 4개 서비스에 각각 서버가 있는데, 여기에 크로우 서버가 추가되는 형태가 될까요?

김근영: 크로우 서버는 기본적으로 에바 서버를 기반으로 합니다. 하지만 독자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어 기존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서버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라이브, 클래식, 아덴, 에바 등 다양한 서버는 각각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저희 개발팀의 시행착오와 열정이 담긴 '유산'이기도 합니다. 이번 크로우 서버에서는 플레이어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플레이를 조정하기 쉬운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평온함과 열광이 공존하는 신규 서버 '크로우'에서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더욱 깊이 리니지2의 매력에 몰입해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그리고 이 서버가 새로운 '유산'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일상 속에서 "빨리 일을 마치고 리니지2에 로그인하고 싶다"고 생각해 주신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Q : 크로우 서버는 새로운 리니지2의 형태, 혹은 향후 리니지2의 모델이 될 서버인가요?

김근영: 한국에서는 신규 클래스를 구현할 때마다 새로운 서버를 추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서버별 사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 형태로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크로우 서버)은 NON-PVP와 집중 타임이라는 컨셉으로 리니지2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드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지만, 이것이 향후 리니지2의 방향성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에바 서비스는 일본에서는 NON-PVP이지만, 다른 서비스 지역에서는 NON-PVP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일본 여러분이 에바 서비스에서의 플레이를 즐기실 수 있었고, 그 판단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실적을 바탕으로, 크로우 서버는 에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여 NON-PVP와 집중 타임을 추가한 설계가 되었습니다.

Q : 그렇다면 일본 이외 서비스 지역의 크로우 서버는 NON-PVP가 아닌가요?

김근영: 이번 크로우 서버는 모든 서비스 지역에서 NON-PVP 서버로 운영됩니다.

Q : 에바 서비스 시작 시 아라이 씨(리니지2 일본 총괄 프로듀서)에게도 여쭈어봤는데, 세계적으로 NON-PVP 흐름이 있는 건가요?

김근영: 개발팀은 전 지역 데이터를 보고 있지만, 역시 국가별로 서버 상황은 다릅니다. PvP를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조용히 사냥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때의 기분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을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자동 사냥이 사냥의 기본이 된 이후로 의도치 않게 PvP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스트레스 없이 사냥은 사냥대로, PvP는 PvP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Q : 개인적으로 '필드에서의 PK도 허용하는, 자유로운 모험과 살벌함이 공존하는 세계'가 리니지2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리니지2의 본질을 구현한다'는 크로우 서버는 NON-PVP였습니다. 다시 한번, 개발진이 생각하는 '리니지2의 본질'이란 무엇인가요?

김근영: 저희는 리니지2의 본질을 '플레이어 간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PvP나 치열한 경쟁의 이야기도, 평화와 협력의 이야기도 모두 플레이어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소중한 스토리입니다.

크로우 서버는 아시다시피 전역을 NON-PVP로 기본 설정하고 있지만, 집중 플레이 시간대에는 PvP 설정이 해제되어 더욱 다이나믹한 전개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저희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 그런데, '글로벌 프로젝트'를 처음 들었을 때 “모든 서비스 지역의 플레이어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플레이할 수 있게 되는 건가!”라고 오해했었는데, 실제로 그런 서비스나 서버를 구현할 계획은 있나요?

김근영: 어디까지 답변해도 좋을지 고민되는 부분이지만,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내부에서도 그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 상당히 큰 벽을 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습니다.

Q : 알겠습니다.

김근영: 하지만 저희 내부에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Q : 이번 프로젝트는 '사무라이 크로우' 단독 프로젝트인가요? 아니면 글로벌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라는 위치인가요?

김근영: '사무라이 크로우'는 첫 도전이라 다양한 프로세스 변경과 그에 따른 준비 등이 많았습니다. 이번 시도가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은 있지만, 아직 구현 전이라 여러분이 '사무라이 크로우'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우려하는 리스크를 제대로 회피하고, 여러분이 '사무라이 크로우'를 즐기며 기뻐해 주신다면, 제2탄, 제3탄으로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요.

Q : 그렇다면 다른 서비스 지역을 모티브로 한 신규 클래스나 신규 지역 구현은 아직 알 수 없다는 의미인가요?

김근영: 솔직히 사무라이에는 여러분 모두에게 공통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음에는 무엇을 모티브로 삼아야 할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번에 일본 이외 지역 스태프들로부터도 크로우를 기대한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사무라이라는 공통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즉 사무라이라는 IP의 훌륭함과 강점 덕분이죠. 그와 동등한 수준으로 세계 공통 이미지를 가진 IP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지금으로서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Q : 향후 글로벌 프로젝트를 포함해, 리니지2를 기대하는 일본 플레이어 여러분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김근영: 글로벌 프로젝트 '사무라이 크로우'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더욱 다채로운 방향성을 모색해 나갈 것 같습니다. 크로우처럼 플레이어 여러분 곁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유연하게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리니지2를 잘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