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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테라' IP가 이제야 제대로 활용됐다. '테라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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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구 블루홀)에서 만든 MMORPG '테라'는 지난 2011년 선보인 이후 고퀄리티 그래픽과 몽환적 세계관, 개성있는 캐릭터, 물약 없이 탱커-딜러-힐러로 운용하는 명확한 파티 플레이 등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 이후 여러 곳에서 모바일 환경에 맞는 '테라'를 선보였지만 원작에 가까운 재미를 구현하려고 노력한 부분 때문에 차별화되는 면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레드사하라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테라 히어로'는 원작에서 핵심이 되는 세계관과 캐릭터, 직업 개념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여러 부분에서 기존과는 다른 부분들을 시도했다. 

전투에서도 논타겟팅을 사실상 과감히 버렸고,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컨트롤하는 시스템으로 전략적 재미를 강화했다. 자동 요소도 상당수 도입했지만 수동 플레이에 대한 메리트도 크게 줬다. 

그리고 이를 모바일에 맞게 최적화시켰는데,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 해본 결과 테라 히어로만의 재미를 창출하는데 성공한 것에 더해 원작의 재미를 더 구현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수집형 RPG의 탈을 썼지만 MORPG로서 원작에서 즐겼던 파티 플레이의 재미를 1인 플레이로 구현한 재미는 물론, 다른 유저와 함께 공략하는 MMORPG의 보스 레이드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먼저, 개발사는 테라 히어로를 수집형 RPG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집할 캐릭터가 많지 않다. 런칭 기준으로 케스타닉, 포포리, 하이엘프, 엘린, 휴먼, 아만, 바라카 등 7개 종족과 광전사, 궁수, 마법사, 무사, 사제, 창기사 등 6종의 클래스로 구성된 18개에 불과하다. 그래서 수집형 RPG의 핵심 과금 요소인 캐릭터 뽑기가 아예 없다. 

게다가 꾸준히 플레이해서 일정 콘텐츠에 도달할 때마다 영웅 선택권을 지급해서 원하는 캐릭터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캐릭터 획득에 과금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정 초반부터 프리미엄 영웅을 갖고 싶다면 상점에서 과금을 하면 되도록 했으며, 그 가격도 다른 수집형 RPG에 비하면 가격대가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다음으로 전투 방식이다. 테라 히어로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3인 파티 플레이다. 가지고 있는 캐릭터 중 3명을 전방과 좌우 후방에 배치하는 구조로 전투를 벌인다. 유저 한 명이 3개의 캐릭터를 컨트롤해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이 구조는 레드사하라의 흥행작인 '불멸의 전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컨트롤 방식은 기본적으로 전투 중 타겟된 적에게 다가가고 스킬을 사용하는 것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유저는 그 3명 중 하나를 선택해 이동과 스킬 사용, 공격 타겟 지정을 수동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원정대의 전투력이 높다면 자동으로 놔둬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에서 요구하는 전투력의 차이가 줄어들 수록 자동 전투의 효율은 떨어진다. 특히 보스전에서 보스는 범위 공격을 하거나 특정 캐릭터에게 강력한 공격을 하기 전에 범위가 노출되거나 목표의 이름이 노출되는데, 자동 공격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그냥 공격만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수동 전투의 위력이 발휘된다. 그 공격들을 피하기만 해도 캐릭터가 살아남기 때문에 공략 확률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테라 히어로에는 백어택 개념이 있어서 딜러 캐릭터를 목표의 뒤로 보내면 훨씬 많은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스킬을 적절한 타이밍에 쓰기만 해도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 각 스킬마다 자동과 수동 작동 여부도 설정할 수 있기에 꼭 필요한 스킬을 수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도의 수동 컨트롤만 해줘도 낮은 전투력으로도 상위 전투력의 스테이지 공략은 물론 다른 콘텐츠를 공략할 때도 훨씬 수월해진다. 수동 공략의 묘미를 살리는 부분이다. 참고로 개발사 측은 수동 플레이 유도를 위해 일부러 인공지능의 효율도를 낮춰놨는데, 이 부분이 지적되는 만큼 상향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임에서 콘텐츠 공략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전투력이다. 이 전투력에는 기본적으로 원정대 전체에 부여되는 기본 능력치가 있고, 캐릭터 레벨에 의한 능력치에 캐릭터에게 장착하는 장비의 능력치가 더해져 최종 전투력이 된다.

원정대 능력치는 공략한 모험 챕터와 쟁탈 레벨, 발키온의 권능, 업적 단계, 기록보관소 레벨 등의 달성 수준에 따라 원정대 전체에 부여되는 능력치다. 그래서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성장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 성장의 경우 일부 캐릭터만 성장시킴에 따른 다른 캐릭터의 소외 현상을 막기 위해 콘텐츠를 클리어할때마다 경험치의 열매를 추가로 획득, 이를 다른 캐릭터에 사용해 전체적으로 캐릭터의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캐릭터들도 상황에 따라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장비의 종류는 무기 1종과 방어구 4종, 장신구 4종, 추가 방어구 및 장신구가 3종으로 웬만한 수집형 RPG의 가짓수를 상회한다. 거의 MMORPG급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수집형 RPG다. 수집한 캐릭터마다 장비를 성장시켜야 한다면? 그만큼 유저들이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는 커질 것이다.

하지만  테라 히어로는 이 부분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하나의 장비를 동시에 사용하며 공유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파티에 들어간 캐릭터의 직업이 같다면 소지한 장비가 동시에 적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기의 경우에는 그 직업만 착용할 수 있지만 방어구는 적어도 2개의 직업이 착용할 수 있도록 했고, 장신구는 모든 직업이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좋은 등급의 장비를 얻는다면 그 장비를 사용하는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도 공략의 한 방법이다. 

다른 수집형 RPG의 경우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데 있어 행동력 재화를 필요로 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삼는다. 물론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급을 해주긴 하지만 언젠가는 바닥나기에 성장에 장해 요소가 되곤 한다.

하지만 테라 히어로에서는 행동력 요소가 아예 배제되어 있다. 그래서 모험 모드의 플레이 횟수에 제한이 없다. 시간만 투자한다면 모험의 반복 전투를 통해 경험치와 다양한 재화, 아이템 등의 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스마트폰의 리소스를 상당히 사용하는 만큼 반복 전투시 쓸 수 있는 절전 모드도 포함시켰는데, 다른 게임과 달리 현재 레벨과 진행 횟수 및 성공-실패 횟수, 퀘스트 진행 정보 및 현황, 인벤토리 현황 등을 보여주며 멈출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절전 모드 시 리소스는 평소보다 1/3 가량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챕터를 반복 공략하는 '모험 의뢰' 기능이 있어서 최소 3시간, 아이템을 갖출 경우 최대 6시간까지 대신 모험 공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도 성장을 도모하도록 했다.

이같은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저는 앞서 언급한 스토리 기반의 모험 모드는 물론, 모험 모드에서 발견한 보스를 다른 유저들과 함께 공략해나가는 '검은 틈' 등의 모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골드 수급에 도움이 되며 오직 공격만이 해법인 '황금 골렘의 보물 창고', 카라스의 축복 수급에 도움이 되며 오직 방어만이 해법인 '철벽의 수련장', 강화-승급 재료 수급에 도움이 되며 요일마다 다른 보스를 상대하는 '길리안의 숲', 발키온의 훈장 수급에 도움이 되며 각 층의 적을 물리치며 올라가는 '환영의 탑' 등 모드마다 파티를 다른 방식으로 운용해야 하는 도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테라 히어로의 콘텐츠의 꽃은 보스 레이드와 PvP를 즐기는 대전 모드라고 할 수 있다. 보스 레이드는 테라 히어로의 유일한 MMO 콘텐츠로 최대 6명의 유저가 2개의 캐릭터를 활용해 최대 12개의 캐릭터로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모드다. 음성 채팅으로 소통하며 실시간으로 함께 보스를 공략하는 MMORPG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유저와 실시간 3:3 전투를 벌여 자신의 전투력을 시험하는 '투지의 전장'과 자신이 가진 캐릭터들로 5인 파티를 구성해 비동기식으로 거점을 점령해야 하는 '쟁탈의 전장' 등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테라 히어로는 캐릭터 확보 - 콘텐츠 플레이를 통한 전투력 증가 - 한계 봉착 시 자동으로 이뤄지는 수집과 파밍 - 일정 콘텐츠 돌파를 통한 캐릭터 확보 등 콘텐츠의 순환 고리를 통해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의 적절한 배분으로 RPG의 재미를 극대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자동으로 전투를 할 경우 인공지능의 수준이 낮아서 스킬 사용 빈도가 낮거나 제대로 된 스킬 사용이 되지 않다는 점과, 모험 모드에서 스테이지별 이동이 번거롭거나 메뉴 사용 등 UI 면에서 불편하는 점, 그리고 아직 캐릭터의 수가 많지 않아서 벌써부터 대세 캐릭터와 외면 캐릭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캐릭터 대신 장비에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쏠려있다 보니 기초 콘텐츠 플레이만으로는 장비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장비 뽑기를 적게 하는 유저는 모험 모드 공략이 쉽지 않게 되고, 제대로 수급이 이뤄지는 보스 레이드까지 접근하는 시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그 벽을 넘지 못하고 게임을 떠나는 유저도 상당수 존재하는 듯 하다.

하지만 과금 유도가 적고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인 것은 확실하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다. 초반에 게임 플레이가 잘 되지 않아 실망하고 다른 게임에 넘어갔다가, 그제서야 테라 히어로가 선녀같이 보여서 돌아왔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래서 신작임에도 매출 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게임 라이프 사이클을 길게 가져가려는 레드사하라의 의지가 게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다양한 개선과 업데이트를 통해 더 발전될 테라 히어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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