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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로 보는 게임법 개정 3) 시장질서 흐리는 외국업체와 국내대리인 선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지난 2월 18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부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에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생각해볼 문제를 주제별로 살펴본다. 세 번째로 살펴볼 주제는 주로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편법을 일삼는 외국 업체와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이다.

■ 국경 없는 모바일 게임 산업, 외국 업체의 법률 위반과 꼼수

모바일 게임은 다른 국가에 출시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양대 마켓으로 꼽히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기준으로는, 애플과 구글의 심의만 통과하면 다른 국가에서도 합법적으로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예외에 해당하는 곳은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중국이나 베트남 정도다. 그리고 예외에 해당하는 중국조차도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에는 최근까지 외국 게임 업체들이 판호를 받지 않고 게임을 출시해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애플과 구글의 심의만 통과하면 바로 출시할 수 있다. 한국에 법인이나 사무소가 없어도 된다. 예외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런데 최근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외국 업체들이 시장 질서를 흐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이런 일을 많이 저지르고 있다. 유형도 다양하다. 유튜브 등에 게재되는 광고 내용과 실제 게임 내용이 완전히 다른 경우, 게임에 구글플레이 결제가 아닌 외부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는 경우,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유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모습, 한국 법률에 규정된 청약철회 관련 규정을 상습적으로 어기는 행위 등이다.

한국 법률상 청약철회가 가능한 기간은 구매 후 7일간이다. 하지만 구매 후 2일간으로 안내한 약관

문제는 이를 제재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든, 게임물관리위원회든 외국 업체를 조사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저 입장에서도 외국 업체를 상대로 이의 제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외국 업체는 보통 고객 센터가 아예 없고 이메일 주소만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통해 한국어로 문의를 해도 답변을 받는 다는 보장이 없다.

‘역차별’ 문제도 있다. 이런 꼼수와 편법을 사용하면서 한국에서 이득을 취하는 외국 업체가 많아지면, 한국에서 법률과 각종 규정을 지켜가며 게임을 서비스하는 다수의 업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한국 업체라서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 외국 업체를 염두에 둔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

문화부가 발표한 게임법 전부 개정안에는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 선임 조항이 있다. 국내에 주소 혹은 사업장이 없는 게임사업자가 게임이용자 보호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는 자(국내 대리인)를 서면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모든 외국 업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게임 이용자 수와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업체에 적용된다.

이 조항은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최근에 급증한 외국 업체들의 각종 꼼수와 편법을 의식한 조항으로 보인다. 다만, 이 조항의 취지에 공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 조항의 실효성에 대한 다양한 지적이 토론회에서 나왔다. ‘외국 업체의 국내 대리인이 있는 것’과 ‘한국 정부가 외국 업체를 제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말도 나왔다. 그리고 외국 업체가 국내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근본적인 문제로, ‘한국 법률을 외국에 있는 업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봐도, 한 국가의 정부가 외국에 소재한 외국 업체를 상대로 직접적인 제재를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단 실효성도 없거니와, 내용에 따라서는 해당 국가와 외교적인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흑자(2019년 기준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기에, 한국 정부가 중국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안, 모바일 마켓을 통해 제재하는 조항을 만들어보자

살펴봤듯이, 한국 정부가 외국 업체를 제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렇다고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만연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의 꼼수와 편법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임법 전부개정 작업을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는 있다.

본 기자가 제안하는 현실적인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한국 정부 기관이 애플, 구글, 원스토어 등의 모바일 마켓을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게임 업체를 제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확립하는 데 새로운 법률 조항이 필요하다면 게임법 전부 개정안에 추가하면 된다.

가장 실효성 있는 제재는 마켓을 통한 제재다

예를들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애플이나 구글에게 ‘이 업체는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게임법 조항을 상습적으로 어기고 있는 업체다’라고 전달하면 애플이나 구글은 해당 게임을 마켓에서 최대한 노출하지 않고, 이런 경고가 일정 수준으로 누적되면 일정 기간 동안 마켓에서 해당 게임을 내리는 것이다. 구글플레이의 경우 무료 게임 순위나 매출 순위에서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중에서 마켓에서 해당 게임을 내리는 극단적인 조치는 개발사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기에, 마켓 운영사가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게임법 개정안에 만들 필요가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시작으로,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다른 단체도 게임과 관련해서 애플과 구글 같은 업체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구조만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국내 대리인 선임 제도와 상관없이 외국 업체를 상대로도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국가 업체든 마켓을 운영하는 업체의 제재를 받는 것은 큰 타격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조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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