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IT 업계와 게임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애플과 에픽게임즈간의 소송의 첫 공판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양사의 분쟁 과정에서 게임 업계와 관련된 다양한 소식이 알려졌는데, 이번 공판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이 공개됐다. 바로 소니가 ‘포트나이트’에서 크로스 플레이와 관련된 수수료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의 증언을 통해 공개됐다. 팀 스위니 대표는 “’포트나이트’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에는 에픽게임즈가 소니에게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에게 이런 식의 수수료를 요청한 플랫폼 기업은 소니가 유일하다”라며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포트나이트’는 콘솔(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 PC, 모바일 등 다양한 기종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모든 기종의 유저들이 한 데 모여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PS4를 보유한 소니가 크로스 플레이에 소극적이었다. 그래서 2018년 8월까지 PS4 유저들은 Xbox One 유저나 닌텐도 스위치 유저와는 만날 수 없었다. 다른 유명 게임에서도 PS4는 크로스 플레이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8년 9월에 PS4도 ‘포트나이트’에서 Xbox One과 닌텐도 스위치와의 크로스 플레이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 최초로 3대 주요 콘솔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에픽게임즈 입장에서는 3대 콘솔, PC, 모바일 유저들이 모두 같은 게임을 함께 즐기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게 됐다.
다만, 이번 증언으로 밝혀졌듯이 이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소니는 에픽게임즈에게 특정 조건 하에서 크로스 플레이 수수료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고, 에픽게임즈는 소니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포트나이트’에서 모든 기종간의 크로스 플레이가 완성되는 역사적인 시점에는 양사의 ‘숨겨진 딜’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소니가 에픽게임즈에게 요구한 조건부 크로스 플레이 수수료는 무엇일까? 조건은 다소 복잡하지만, 핵심 원리는 이렇다. ‘포트나이트’의 매출에서 소니가 운영하는 PSN의 매출 비중과 전체 유저 수에서 PS4 유저가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한다. 두 값의 비율이 미리 정해진 비율을 넘어서면 에픽게임즈가 소니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소니 입장에서는 ‘포트나이트’에서 크로스 플레이를 허용할 경우에, PS4 유저가 PSN에서 결제하지 않고 다른 플랫폼에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을 대비하고 싶었던 것이다.
한편,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소송은 양사가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 받는 만큼,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고 있고, 때때로 흥미로운 사실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에 열린 첫 공판도 그렇다. 앞으로 이 소송이 어떻게 흘러갈지, 또 어떤 재미있는 사실들이 공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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