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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손맛 살린 서브컬처 디펜스 게임 ‘타임 디펜더스’

디펜스 게임은 가벼운 게임성과 몰입도 높은 플레이 방식 덕에 꾸준히 사랑받는 장르다. 간단한 조작으로 밀려오는 적을 상대하는 쾌감이 강점이다. 과거에는 밀도 높은 전투를 구현하는 것이 장르의 특징처럼 받아들여졌다. 최근에는 RPG의 육성과 캐릭터 수집 요소를 섞은 게임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디펜스 장르의 신작이 지난 8월 24일 일본에 출시됐다. 가까운 미래 세계관을 바탕으로 디펜스와 RPG의 요소를 결합한 신작 ‘타임디펜더스’다. 현지 출시와 동시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무료 인기게임 1위, 애플 앱스토어 인기게임 4위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서비스 1주일이 지난 9월 1일 기준으로도 현지 구글플레이 3위와 애플 앱스토어 4위를 유지하며 순항 중인 신작이다.

‘타임디펜더스’의 시대적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23년 뒤, 2034년이다. 따라서 거리의 모습은 친숙하지만, 등장하는 무기와 기술력은 약간 진보했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자연어로 대화 가능한 AI(인공지능) 드론 컴퓨터의 모습이 등장하고, 주인공 격인 진은 번개를 부리는 능력을 보여주는 등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준 바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는 이런 특징이 콘텐츠 곳곳에 녹아들어있다.


■ 차원균열의 침략자와 맞서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

스토리는 갑자기 나타난 차원균열과 함께 나타난 침략자 ‘디프먼(ディフマン)’에 맞서는 초능력(이능력자)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격인 진은 8년 전 차원균열을 발견하고, 신비한 능력을 얻게 된다. 이후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디프먼에 대항하는 조직 타임 디펜더스에 합류해 세계의 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 큰 틀이다.

게임 속 타임디펜더스는 디프먼의 침략을 막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조직이다. 저마다 다양한 병과와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대 단위 행동으로 디프먼을 처치하는 데 힘을 합친다. 때로는 과거의 영웅들을 불러내 힘을 빌리기도 한다. 이런 설정의 대부분은 역사적 인물을 도입하기도 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영웅은 모두 오리지널 캐릭터다.

모든 이야기는 시나리오 모드에서 진행된다. 노멀 모드는 기본적인 전투 방법과 이야기를 즐기는 수준으로 제공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동료 캐릭터를 모집하게 되는데, 약 30번의 무작위 추첨 기회를 제공함으로 리셋 마라톤(리세마라)의 부담을 줄였다.


■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로 스토리에 보는 맛을 더하다

‘타임디펜더스’는 캐릭터 간의 대화나 전투 등 모든 콘텐츠의 애니메이션 연출을 더했다. 주요 대화는 모두 성우의 목소리 연기(CV)가 도입돼 있어 보는 맛이 훌륭하다. 배경은 2D 일러스트로 표현되며, 캐릭터는 8등신 3D로 나누어 구현된 덕으로 보인다. 카툰 렌더링에 가까운 표현법 덕에 이질감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이는 전투 파트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가까운 8등신 캐릭터는 보다 자연스러운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SD캐릭터를 앞세우는 지금까지의 모바일 디펜스 게임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스킵 버튼을 누르기 아쉬운 대화 파트도 독특한 연출 덕에 보는 맛이 살아난다. 서브컬처 장르의 전형적인 형태를 따르지만, 색다른 연출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이 느긋하게 즐길 수 있게 구성됐다. 액션이 포함된 파트는 이펙트의 부재로 어색함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유저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론칭 버전 기준으로 60개가 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근접-원거리-대공 공격 능력으로 나뉘며, 역할에 따라 어설트-스트라이커-가디언-레인저-에스퍼-힐러-서포터-스페셜리스트 클래스로 세분된다. 각 클래스는 아군을 지원하거나 회복시키는 능력을 가졌다. 에스퍼는 방어력을 무시하는 특징이 있으며 주인공 진이 여기 속한다.

다양한 클래스는 전술의 폭이 넓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영웅의 특징이 구분되기 어려운 게임 초반보다, 후반에 그 특징이 강화된다. 적과의 상성은 초반 단계에서 구분되지 않는다. 대신 물리 공격과 초능력의 경계선을 확실히 그었다. 타임디펜더스라는 조직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한 설정으로 이해된다.

게임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에스퍼의 존재는 전투에서의 활약도 빼어나다. 방어력이 높은 디프먼 혹은 적에게 방어력 무시하는 특수 공격을 가하기 때문이다. SR 등급으로 준수한 능력치를 가진 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 역시, 초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 맵의 크기로 전략의 폭을 넓혔다

디펜스 게임은 전략이 단순해지기 쉽다. 좋은 건물 혹은 유닛을 빠르게 배치하는 것이 첫 번째다. 유닛의 사정거리와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위치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장르적 특징은 ‘타임디펜더스’도 마찬가지다. 추가로 크기가 다른 맵에서는 전략의 방향성도 확 바뀐다.

‘타임디펜더스’는 맵에 따라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가 바뀐다. 크기도 천차만별이다. 4~5명의 캐릭터로 밀려오는 적을 방어하는 스테이지도 있고, 8명 이상의 캐릭터를 총동원해야 하는 스테이지도 있다. 이는 맵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전략을 항상 새롭게 느끼게 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

각 캐릭터를 배치하려면 차원 에너지라는 자원(이하 비용)이 필요하다. 이는 시간과 적 처치 수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초반에는 비용이 효율적인 어설트와 스트라이커, 힐러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에스퍼와 서포터, 스페셜리스트 등 비용이 높지만 능력치가 강한 캐릭터를 배치하는 것이 기본적인 흐름이다.

이때 맵의 크기가 넓다면 다양한 유닛을 부대별로 나누어 설치하는 전술을 시도할 수 있다. 반면, 좁은 맵에서는 첫 웨이브를 막기 위해 사용한 저비용 캐릭터를, 고비용 캐릭터로 바꾸는 판단도 때로는 필요하다. 유닛을 제거하면 약 90초 동안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로 바뀌기 때문에 효율적인 교체 시점을 판단하는 것도 유저의 실력이 된다.


■ 손맛을 더한 전투, 최적화와 편의성은 개선해야

콘텐츠 구성은 목표가 명확하다. 기본적인 시나리오 모드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한다. 육성 콘텐츠는 일반적인 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스테이지 보상을 통해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거나, 스킬을 강화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이런 육성 요소에 필요한 재화는 아카이브-호송-각성연습 모드에서 얻을 수 있다.

육성이 일정 수준 이상을 달성하면 히든 모드 균열과 시나리오 난이도 하드와 챌린지를 통해 디펜스 모드 고유의 도전과 달성의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나누어놨다. 따라서 서브컬처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유저와 전략과 도전을 즐기는 유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이다.

 

의외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란 점도 언급하고 싶은 장점이다. 각 캐릭터에 배정된 스킬을 마치 액션게임처럼 범위를 지정해서 쓰는 느낌이 색다르다. 기존 디펜스 장르는 정사각형 혹은 육각형의 한 칸(마스)를 기준으로 스킬 사용을 지정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반면 ‘타임디펜더스’는 캐릭터의 설치 위치를 제한하면 스킬 사용 범위와 공격 위치, 적의 이동 경로 등은 자유롭고 입체적이다. 따라서 선으로 표현되는 적의 이동범위를 참고해 범위 스킬과 공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조준하는 순간적인 컨트롤이 필요하다.

스킬 쿨타임과 사용 시간은 긴 편이다. 하지만 큰 맵의 마지막 웨이브를 상대하는 시점에는 여러 캐릭터의 스킬을 동시에 사용하며 나름 긴박한 전투와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최적화다. 맵의 크기가 커지고, 배치하는 캐릭터가 많아지면 순간적인 렉이 자주 발생한다. 어쩔 수 없이 해상도와 주사율, 그래픽 품질을 조정해야 한다. 또, 사이즈가 크고 기울어진 시점으로 진행되는 맵은 캐릭터를 원하는 위치에 빠르게 배정하기가 어려웠다. 자석처럼 배치 위치를 순간적으로 고정하는 마그넷 기능이 구현돼 있지만 손가락으로 화면이 가려진 순간에는 원하는 곳에 캐릭터가 배치되는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맵 줌인 기능과 일시정지 타이밍에 캐릭터 배치 등 편의성을 개선해 나아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서브컬처와 전략, 손맛이 더해진 디펜스 게임 ‘타임디펜더스’

‘타임디펜더스’는 서브컬처와 전략 게임의 재미를 합친 게임이다. 8등신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연출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의 개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다양한 클래스와 실시간 전략게임의 콘텐츠를 영리하게 결합한 전투 시스템으로 보는 재미와 플레이하는 재미를 살려냈다. 서브컬처 게임의 최대 격전지 일본에서 약 1주일 이상 인기순위 탑5를 유지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여기에 캐릭터들이 얽힌 이야기를 공들여서 제작한 점도 높은 평가를 하고 싶은 부분이다. 최근에는 캐릭터 목소리 연기를 특색으로 내세우는 게임이 늘어났지만, 한 발짝 나아가 애니메이션을 통한 상황 묘사에 힘을 준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게임 외적인 오류와 편의성 개선 등 불편한 점도 많지만, 서브컬처 디펜스 장르의 새로운 재미를 보여준 만큼 한국 서비스 일정을 기대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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