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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다이의 대모험 – 혼의 인연-’ 훌륭한 콘텐츠와 불편한 UI의 미스매치
출처=디엔에이(DeNA) 일본 홈페이지

게임산업과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는 뗄 수 없는 사이다. 유명 IP는 게임의 흥행을 보조하는 보증수표다. 탄탄한 팬덤을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거대한 게임 시장을 가진 일본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게임으로 개발돼 흥행한다.

이런 흥행공식을 잇는 또 하나의 게임이 지난 9월 28일 출시됐다. 스퀘어에닉스와 출시한 ‘드래곤퀘스트 다이의대모험 –혼의 인연-(ドラゴンクエスト ダイの大冒険 -魂の絆-, 이하 혼의 인연)’이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지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이다. 판타지 배경의 소년만화 중에서도 명작의 반열에 오른 인기 IP이다. 한국에서는 타이의 대모험으로 익숙한 만화이기도 하다. 우산을 거꾸로 쥐고 위치던 아방 스트랏슈, 두 손을 정중하게 포개 쏘던 극대주문 메드로아가 이 만화에서 등장했다.

그런데 이런 인기 IP임에도 게임화는 최근에서야 시작됐다는 점이 의아할 수 있다. 일찌감치 만화의 게임화를 주도해온 일본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알기 어렵지만 복잡하게 꼬인 판권 문제가 원인일 수 있다. 원작 자체가 스퀘어에닉스의 핵심 타이틀 ‘드래곤퀘스트’의 외전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 특유의 제작위원회 시스템도 발목을 잡았을 수 있다.

이런 제약은 최근 IP의 재발굴이 이슈가 되면서 해소된 듯하다. 최근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다시 제작되면서 주목도가 오른 것도 이유일 수 있다. 몇몇 게임에서 카메오로 출연해 캐릭터의 건재함을 과시했고, 이에 스퀘어에닉스는 이 IP를 소재로 한 단독 게임 타이틀 3종 출시를 예고된 바 있다. 오늘 소개할 ‘혼의 인연’ 역시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 하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출시 이후 약 1주일간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 인기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론칭과 거의 동시에 300만이 넘는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IP에 대한 관심과 수집형 RPG와 액션을 적절하게 섞은 게임성이 이유로 보인다.

 

■ 애니메이션을 빼닮은 연출과 그래픽

‘혼의 인연’은 만화를 소재로 한 만큼 그래픽 표현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최근 방영된 애니메이션을 기준으로 캐릭터의 모습과 동작이 반영됐다. 또, 스토리와 연관된 주요 대사는 모두 음성 더빙(CV)가 적용돼 있어 몰입도가 높다. 원작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즐긴 유저라면 잠시 추억에 빠져들 도록 유도한 부분이다.

진행은 원작 만화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간다. 다이와 포브가 등장하고, 사부이자 정신적 지주인 용사 아방이 각종 기술을 가르쳐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요 등장인물이 등장하지만,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에피소드나 장면은 구현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주인공 다이는 처음부터 파푸니카의 검을 들고 있다. 원작에서 어떤 인물에게 선물 받는 과정이 빠졌다. 모든 캐릭터를 처음부터 개발할 수는 없고, 후반 스토리 전개를 위한 선택과 집중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해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을 더했다. 인연의 용사로 불리는 유저의 분신 주인공이다. 최근 IP 기반 모바일게임이 원작의 요소들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한정된 스토리 라인을 늘리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기본적인 진행은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의 시점으로 그려지며, 인연의 힘을 통해 다이와 동료들과 함께 두 가지 세계에서 다양한 모험을 즐기며 몰입감을 높이는 구성으로 느껴진다.


■ 막고 피하고, 3라인 전투로 구현된 액션 기반 전투 시스템

전투는 액션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됐다. 많은 IP 기반 게임이 턴제 기반의 단순한 전투를 추구하는 것과 차별화된 포인트다. 다양한 IP 기반 게임의 등장으로 피로도가 높아지고, 유저의 관심을 끌기도 어려운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물일 수도 있다. 이는 넷마블이 선보인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접근법을 연상케 한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카드배틀 형식의 턴전투를 구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국내는 물론 일본과 서구권 시장에서도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혼의 인연’의 전투는 종스크롤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인상은 방치형 RPG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곧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3개 라인을 오가며 전략적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손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집형 RPG과 스킬 활용을 전투의 테마로 사용하는 것과는 꽤 다른 부분이다.

기본적인 전투는 몰려오는 적을 처치하면, 다음 적이 밀려오는 웨이브 구조다. 이때 적은 화면을 세로로 3분할한 라인에 배치된다. 유저는 캐릭터가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라인을 적절히 바꿔주는 컨트롤을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가로 혹은 세로 여러 칸을 공격하는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면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초반 시나리오 던전은 자동 전투로 진행할 때 권장 전투력보다 2~300 정도 높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동 전투의 이점을 살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기와 회피 타이밍을 모르는 보스라면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거나 공략에 실패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한다.

보스전은 방어와 회피, 스킬 사용 등 다양한 조작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적은 모든 범위를 타격하는 강력한 공격을 주기적으로 사용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야 공략이 가능한 구간이 있도록 디자인됐다. 이 중 확실히 익혀야할 테크닉은 스킬 카운터다. 정확한 타이밍에 사용하면 무력화(브레이크) 상태를 유도할 수 있다. 적의 공격을 막고, 피하고, 카운터를 노리는 다양한 조작으로 액션의 손맛이 느낄 수 있다.

액션에 필수 조건인 조작감은 준수한 편이다. 공격 과정에서 먼저 이동 경로를 지정하는 선입력도 가능하다. 적의 큰 공격은 카운트다운과 같은 UI(인터페이스)로 표시되기에 회피나 막기 타이밍을 잡기도 크게 어렵진 않다. 단, 보스의 모션이나 일반 공격의 피해량 등 다양한 제약이 걸려있어, 전투력이 권장 수준보다 낮다면 공략이 어려워진다. 던전 마다 시간 제한이 있어 시간을 끄는 전략도 먹히지 않는다. 참고로 화면을 미는 드래그 과정에서 수평 조작이 수직 조작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 풍부한 육성 시스템과 불편하고 복잡한 UI

육성 시스템은 풍부하고 다양하다.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일반적인 RPG와 비슷하다. 장비 강화와 캐릭터 레벨 업이 기본으로 깔렸다. 여기에 이야기를 진행하며 얻은 보상으로 특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더했다. 원작의 요소인 인연과 우정, 성장이란 키워드를 섞은 점도 눈에 띈다. 인연의 조각을 배치해 능력치를 높이는 영혼의 결정 시스템이다.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육성할 수 있는 동료가 늘어난다. 대상은 주인공 캐릭터와 다이의 동료가 대상이다. 각 동료는 레벨에 따라 인연의 천륜 시스템으로 연계해 다양한 특수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드래곤퀘스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몬스터와 만화 ‘다이의 대모험’의 조연들은 배치에 따라 다양한 능력치를 높여주는 혼의 수정이란 육성 요소로 구현됐다. 특성은 캐릭터와 클래스(직업)으로 크게 나뉘며, 던전에서 얻은 보상으로 동료 보드 혹은 직업 보드에서 특성을 해방해 능력치를 올리거나 패시브 스킬 능력을 추가할 수 있다.

육성 요소가 다양한 만큼 얻을 수 있는 보상의 종류와 폭도 많고 풍부하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이 많은 것은 좋지만, 이를 위해 어떤 아이템을 얻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대단히 귀찮다. 무언가 특수한 보상을 얻을 때마다, 시스템을 알려주는 가이드가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도 불편함을 키운다. 걸음마를 뗀 아이에게 축구의 복잡한 스텝을 한 번에 알려주는 식이랄까.

복잡하게 얽힌 UI 구성도 고쳐야 할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육성 시스템을 진행할 때마다 적어도 3단계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특히, 던전 플레이에는 출전이 제한되는 동료가 하나씩은 포함되는데, 이를 제외하려면 편성-캐릭터 선택-편성-교체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부분은 게임에 꼭 필요한 요소인지 묻고 싶은 부분이다. 육성과 배치, 전투 시스템과 배치도 독립적으로 배치된 것도 불편함을 키운다. 게임을 진행하는 흐름에 맞춰 시스템을 배치했다면 한결 편안한 플레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각 화면을 오갈 때마다 불필요해 보이는 로딩이 있는 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거슬린다.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정보를 일치화하는 동기화 프로세스를 수시로 체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서버 부하 문제일 수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이런 로딩 때문에 게임의 템포가 덜그럭거리고, 조작이 먹통이 되는 렉도 꽤 자주 발생한다.


■ 복잡하게 얽힌 판권, 한국 출시 가능성은?

‘혼의 인연’은 만화 ‘다이의 대모험’의 게임화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이다. 원작의 요소들을 다양한 시스템에 녹이는 공을 들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원작을 실시간으로 읽으며 성장한 필자는 스토리 진행과 연출 등 많은 부분에서 그때의 추억을 떠올렸다. 비슷하게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즐긴 유저라면 확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불편하고 어려운 인터페이스와 너무 많은 육성 시스템은 확실하게 호불호가 갈린다. 실제로 일본에서 진행된 테스트 보고서에서 ‘던전 진행 시간이 너무 길다’, ‘게임 방법 설명이 길다’, ‘파티 편성 화면 조작 이 어렵다’, ‘난이도가 갑자기 상승한다’ 등 다양한 불만이 나왔다. 론칭 버전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따라서 이런 장르의 게임을 즐기거나, 원작의 팬이 아니라면 콘텐츠 외적인 이유로 매력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추가로 일본에서 개발된 IP 기반 게임은 글로벌 서비스를 점치기가 어렵다. 앞서 이야기한 복잡한 판권 문제 때문이다. 그렇다면 ‘혼의 인연’의 국내 출시 가능성은 어떨까.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가능성은 꽤 높다고 생각한다. 출시 버전부터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단순한 IP의 활용이 아닌 전투 시스템과 육성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엮는 등 글로벌 진출을 노린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 서비스하기 위한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는 돼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스퀘어에닉스는 자국(일본) 시장을 타깃한 모바일게임을 주로 출시해왔다. 이때 해외 유저의 접근을 막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반면, ‘혼의 인연’은 일본어와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를 론칭 버전부터 지원하며, 우회적인 방법을 쓰지 않아도 한국에서 바로 접속이 가능하다. 또, 개발사 디엔에이의 라인업 대부분이 국내에 출시된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따라서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로 즐길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 국내 출시 과정에서 적절한 한국어화가 될지 여부가 관건이 될 듯하다. 유료 게임으로 판매되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의 리메이크 버전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었다. 단,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글로벌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거대한 규모인 만큼 한국어 지원 가능성도 낮지만은 않아 보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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