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과 '붕괴: 스타레일'로 유명한 호요버스가 신작 '젠레스 존 제로(이하 ZZZ)' 2차 CBT 이퀄라이징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2022년 8월, 1차 CBT를 진행한 이후 무려 1년이 훌쩍 넘었다. 1차 CBT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일까. 이퀄라이징 테스터 모집에는 많은 유저들이 몰렸다.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테스터에 떨어져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호요버스의 신작 'ZZZ'의 출시 전 분위기는 상당히 호의적이다.
■ 식상한 소재에 몰입도를 높이는 영리한 방법
'ZZZ'는 대도시 뉴에리두를 중심으로 공동이라는 초자연적인 재해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저는 공동 탐사를 위해 지역 이동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로프꾼이 되어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 로프꾼은 와이즈와 벨이라는 두 남매로 구성됐는데, 유저는 두 명의 캐릭터 중 한 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한다.
상황에 따라 벨을 선택해도 와이즈를 조작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전체적인 과제를 로프꾼인 남매가 함께 해결해 나가기에 뉴에리두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라는 것 외에 캐릭터 선택에서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
'ZZZ'의 중추적인 이야기는 두 남매를 비롯해 주변 인물들이 함께 끌어 나간다. 사실 초자연적인 재해 이후의 이야기는 다소 식상한 소재다. 실제로도 'ZZZ'의 스토리가 기발하거나 빠져들 만한 요소가 풍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있어 영리하게도 컷 신과 만화 방식, 대화창 등 3가지 방법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건너뛰기(스킵)를 멀리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풀 더빙과 함께 가끔 등장하는 선택지를 제공해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 '젠레스 존 제로'가 말하는 로그라이크란
스토리 의뢰와 서브 의뢰를 비롯한 주요 콘텐츠는 로프꾼의 능력을 활용해 공동 지역을 탐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동 지역 탐사는 던전 탐색의 느낌을 살렸다. 여러 개의 브라운관 TV를 다닥다닥 붙여 놓고 Bangboo라는 로봇을 이용해 브라운관 TV의 이곳저곳을 넘나드는 방식이다.
공동 지역 탐사는 길 찾기 느낌이 강해 질리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 경로에 다양한 기믹을 등장시키고, 반복되지 않은 루트를 앞세워 지루함을 덜어냈다. 또한, 난도가 낮은 일종의 퍼즐 요소까지 간간이 등장해 공동 지역의 탐사가 단순히 전투를 위한 준비 단계에서 그치지 않도록 구성했다.
또한, 공동 지역 탐사에는 로그라이크 요소가 더해졌는데, 실질적인 로그라이크 요소는 '제로 공동'에서 만날 수 있다. 탐사를 위해 Bangboo를 움직임에 따라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고, 100에 도달하면 침식 증상과 함께 무작위로 페널티 요소를 받게 된다. 적용된 페널티는 전투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아울러 다양한 전투력 강화 효과를 제공하는 레조니움을 제공해 페널티를 주는 대신 그만큼의 메리트를 제공하여 밸런스를 유지했다.
■ 3교대의 호쾌한 전투로 손과 눈이 즐겁다
전투는 3명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교대해 가며 진행하는 방식이다. 로프꾼인 와이즈와 벨이 공동 지역 탐사를 위한 길잡이라면, 에이전트들은 전투를 담당한다.
전투에서 사용하는 키는 일반 공격, 특수 스킬, 회피, 콤보 스킬 등 종류가 많지 않다. 제한된 버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시원시원하면서 호쾌한 전투의 느낌을 강조했다. 각 버튼은 고유의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회피와 같은 여러 전투 상황에 맞춰 다양한 효과가 발생하도록 구성된 덕분이다.
공격 중에 캐릭터를 교체해도 이전 캐릭터는 진행하던 액션을 마무리 짓고 퇴장하는 등 액션의 흐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실제로 하나의 캐릭터만 활용하는 것보다는 계속해 교대하면서 싸우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궁극기 게이지도 3명의 캐릭터가 함께 공유하는 방식이다.
특히, 피격 직전에 회피를 사용하면 극한 회피로 연계되고, 캐릭터 교체를 하면 극한 지원이 발동되면서 패링 지원이나 회피 지원으로 또다시 연계 플레이로 이어진다. 버튼 수는 적은데, 몇 번 누르지 않았음에도 눈앞에서 화려한 액션 퍼포먼스를 보여주니 전투가 지루할 틈이 없다.
물론, 수동 전투의 피로감은 감수해야 한다. 자동 전투의 편의성을 포기한 대신 콘솔 게임 못지않은 액션성을 채택한 보상이다. 아울러 게임패드로도 게임의 전반적인 조작이 모두 가능할 정도라 이런 느낌을 더해준다.
■ 관건은 탐사와 전투의 균형
'ZZZ'는 다양한 콘텐츠 덕분에 재미를 느낄만한 구간이 여럿 존재한다. 핵심인 전투를 비롯해 로그라이크 요소, 뉴에이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NPC들과의 부수적인 콘텐츠,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및 그들과 쌓아가는 신뢰도 등 '붕괴3rd' 부터 '원신'을 거쳐 최정점에 오른 호요버스의 개발력이 'ZZZ'에 다수 투영됐다.
여러 부수적인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핵심은 공동 지역 탐사로 시작해 전투로의 연계다. 다양한 기믹으로 지루함을 덜어주는 일종의 던전 탐색은 전투와 마찬가지로 수동 조작만 가능해 패스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몇 가지 퍼즐은 게임 내 제공되는 지문을 잘 읽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들다. 그야말로 유저 자신이 공동 지역에 고립되기 쉽다.
수동 전투의 재미만 즐기고 싶다면 로그라이크 요소는 크게 와닿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길 찾기 요소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전투만 즐길 수 있는 '랠리 의뢰' 콘텐츠가 이런 아쉬움을 채워준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의뢰를 수행할 때 던전 탐색이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투 파트와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어떤 의뢰에서는 전투 없이 탐사만으로 완료되는 의뢰도 존재한다. 대부분 탐사는 전투로 마무리되는데, 이럴 경우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탐사와 전투, 양쪽의 콘텐츠를 모두 좋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유저의 취향은 모두 다르다. 납득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춘다면 양쪽의 콘텐츠를 모두 아우르는 'ZZZ'만의 특색이 더 살아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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