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랩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함께 서비스하는 하드코어 MMORPG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이하 롬)'의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레드랩게임즈는 게임업계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신현근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미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출시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해외로 진출하는 공식에서 벗어난 이례적인 행보다.
이번 글로벌 베타 테스트도 10개 지역에서 일제히 오픈했다. 한국, 대만,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이며 정식 서비스 지역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본에 충실한 친숙한 게임성
비교적 짧은 테스트 기간 즐긴 '롬'은 친숙함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게임이다. 친숙함이란 기존 국내 MMORPG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친숙함이다. 퀘스트, 성장, 강화, 도감 등 여러 부분이 닮았다. 특유의 익숙함이 더해져 특정 유저층은 더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아울러 테스트를 감안해 빠른 성장을 도와주는 아이템까지 지급되면서 캐릭터는 쑥쑥 성장했다.
덕분에 3일 동안 레벨 50 이상을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성장에 따라 주어지는 스탯 포인트는 직관적이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레인저는 민첩, 나이트는 힘, 매지션은 지능과 지혜라는 스탯의 기본기를 충실히 따른다. 물론, 충실한 스탯 육성에 따라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도 그대로 체감된다.
참고로 민첩을 70까지 올린 상태에서 더 이상의 포인트 투자는 힘들다. 한 가지 스탯의 최고 수치로 보이며, 이후에는 다른 스탯에 투자함으로써 같은 직업이라도 약간의 다양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테스트는 짧은 기간으로 인해 성장 속도가 가파른 느낌으로서, 정식 서비스에서는 밸런스에 맞춰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전투에서 얻는 장비의 드랍율은 나쁘지 않다. 아이템 도감을 의식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장비는 부위 구분 없이 7강까지가 안전 구간이다. 8강부터는 확률에 따라 강화되며, 실패 시 소멸하므로 큰 결심이 필요하다. 대신 9강까지는 높은 확률 덕분에 강화에 대한 부담을 낮췄다. 더 높은 강화 수치를 기대하는 축복 강화서도 존재한다.
스킬은 레벨업에 따른 자동 습득이 아닌 스킬북 구매를 통해 습득한다. 스킬 레벨 강화에도 스킬북이 소모된다. 스킬은 액티브, 패시브, 버프로 나뉘고 스킬에 따라 시전 가능한 무기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모든 직업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있는 반면에 특정 직업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존재한다.
레벨에 따른 포인트 투자와 장비를 제외한 캐릭터 육성의 대표적인 방법은 코스튬이다. 코스튬은 외형 변경 효과 외에 공속, 이속, 치명타 등 여러 스탯에 추가 능력치를 부여한다. 향후 '롬'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튬은 뽑기 요소가 더해져 석판을 깨고 획득하는 방식으로서, 높은 등급일수록 더 많은 추가 스탯 효과를 제공한다.
이렇게 석판을 깨고 획득할 수 있는 것들로는 가디언과 몬스터도 있다. 몬스터는 몬스터 도감 획득에 사용되며, 가디언은 펫과 같은 개념이다. 데리고 다닐 수 있으며, 장착에 따라 경험치 획득률, 물리 방어력 등의 추가 스탯을 부여한다. 이처럼 '롬'의 기본기는 기존 MMORPG의 특징을 충실히 답습하면서 친숙함으로 무장했다.
테스트의 주요 점검 대상인 서버 상태와 최적화는 무난했다. 게임 중 간헐적으로 끊김 현상이 발생했지만, 서버가 장시간 끊기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끊김 현상은 첫째 날 집중된 테스터 인원 때문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한때 대기열까지 발생했다. 신속하게 신규 서버를 오픈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고, 테스트가 진행된 사흘간 점검에 들어간 시간은 고작 30분에 불과해 큰 불편함 없이 원활한 접속이 가능했다.
특히, 이번 테스트는 모바일을 제외하고 PC에서만 진행됐다. 비교적 저사양에서도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 부분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강조했던 동시 번역 기능은 어색하지 않은 선에서 의미 전달에 충실했다. 덕분에 다가오는 글로벌 전장에서 지역별 커뮤니케이션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불편함 야기한 편의성은 아쉬워
익숙함에 적응해 갈 무렵 불편한 요소가 다수 눈에 띄었다. 우선, 전투에서 몬스터의 체력이 표기되지 않는다. 이는 캐릭터가 강해져도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아울러 피격 및 데미지 수치가 표기되지 않아 레벨 대비 몬스터의 강함을 알 수 없는 점도 다소 답답했다. 전투 시 MISS, NICE, GOOD 등 판정이 표기되지만 보다 직관적으로 전투 상황을 인지해 줄 필요가 있다.
다양한 장비가 등장하고 장착을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캐릭터 장비창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다. 장착 부위가 꽤 많아 어떤 부위는 장비가 있음에도 모르고 장착하지 않은 채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보통 반지는 한 쌍으로 2개를 장착할 수 있는데, 장비창을 볼 수 없으니 반지를 몇 개 장착하는지 처음에 알 수 없었다.
전투에서의 마나 수급도 개선이 필요하다. 스킬을 몇 번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늘 마나 부족 상태가 계속됐다. 잡화 상점에서 체력 회복 물약은 판매하지만, 마나 회복 물약은 판매하지 않는다. 이는 액티브 스킬의 사용 저하로 이어졌고, 결국 버프 스킬 위주의 사용 패턴으로 굳어졌다. 물론, 스킬 사용 주기를 설정하는 기능이 있어 마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전투의 재미는 축소된다.
그 밖에 도감 등록 시 일일이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일괄 등록이 필요하다. 또한, 퀘스트를 클릭해 자동 이동 시 맵에 많은 유저들이 상주하고 있을 경우 막혀서 이동을 못하거나, 사망 시 복구된 아이템이 미장착되는 등 자잘한 문제점도 수정이 필요하다.
■ '롬'이 그려낼 새로운 통합 전장의 모습
'롬'은 이번 테스트에서 유료 상점, 영지전, 공성전, 미션 시스템, 가드 시스템 등의 콘텐츠는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테스트는 캐릭터의 성장과 장비 강화, 던전 등 기본기에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MMORPG 핵심 콘텐츠가 빠지면서 체험판 느낌이 강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는 MMORPG 장르에 있어 본격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콘텐츠이기에 이번 테스트만으로 '롬'을 평가하기는 다소 이른 느낌이다. 대신 이번에는 PvP를 일부 개방함에 따라 다양한 장소에서 자유로운 PvP가 펼쳐졌다.
실제로 몬스터보다 다른 유저에게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의도적으로 테스트임에도 PvP를 부추기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향후 PvP 콘텐츠가 '롬'의 메인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며, 이를 뒷받침하듯 미공개된 콘텐츠 일부가 PvP 콘텐츠와 연관됐다.
무엇보다 '롬'은 글로벌 원 빌드 통합 전장을 강조해 왔다. 캐릭터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대규모 전쟁을 동반한 PvP 콘텐츠가 '롬'의 핵심이 될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전 세계 이용자가 참여하는 전장의 구현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특히, 자신의 지역을 위해서가 아닌 이익을 위해서 다양하게 전개될 통합 전장은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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