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넥슨은 신규 법인인 '민트로켓'을 설립했다. 게임 유저들에게 익숙한 그 브랜드가 회사의 이름이 된 것이다.
넥슨은 기존의 개발 문법에서 벗어난 과감하고 실험적인 도전으로 참신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22년 게임 서브 브랜드인 '민트로켓'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나온 첫 게임이 바로 작년 출시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였다.
‘데이브’의 성과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국내 싱글 패키지 최초로 누적 판매 400만 장을 돌파하고, BAFTA 게임 어워즈 2024에서 게임 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 그리고 스팀 플랫폼에서 최고 등급인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또 메타크리틱에서 평점 90점을 돌파하며, 한국 최초로 '머스트 플레이' 타이틀까지 획득하는 등 넥슨의 기존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성과가 나오자 넥슨은 지난 4월 민트로켓을 본부로 승격시켜 힘을 실어주게 되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승격 5개월만에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는 상당히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 절차의 간소화 및 높은 자율성 등을 핵심 방향성으로 삼고, 개성 있는 소규모 프로젝트들의 더욱 속도감 있는 개발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데이브'의 아버지로 불리는 황재호 디렉터가 있다. 그는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민트로켓의 초대 대표에 취임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법인이 된 민트로켓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한창 대표 업무에 적응 중인 황재호 대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 본부장에서 대표가 됐는데, 업무적으로 변화가 있다면?
‘데이브’가 잘 됐는데, 그 실력을 재현해야 실력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이런 게임이 나오려면 제도적 개혁이 있어야 한다. 넥슨이 큰 조직이다 보니 절차나 그에 맞는 구조가 있다.
하지만 민트로켓 본부는 성격이 달라 별도의 제도를 둘 수 없었는데, 경영진이 먼저 분사 제안을 줬고, 모든 제도를 새로 잡자고 했다. 기존의 분사 형태와 다르다. 경영도 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있지만 해외에서 성공한 게임의 모델을 정비해 시스템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Q : 게임스컴 아시아에서 ‘데이브’ IP의 확장 이야기가 나왔다. 현재 상황은?
대부분의 유저는 ‘데이브’에 등장하는 인물인 ‘코브라’가 ‘이블팩토리’에서 왔다는 걸 모른다. 개인적으로 느슨하게 여러 세계관이 연결된 게 재밌다. ‘데이브’는 의도적으로 캐릭터의 디테일한 설명을 뺐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구축했다고 생각하기에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장르로 만들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걸 ‘데이브’의 IP 확장으로 봐달라. ‘데이브’ IP 뿐만 아니라 신규 IP도 준비 중인데, ‘데이브’ IP 확장은 각각 캐릭터가 중심을 가지며 ‘데이브’를 몰라도 할 수 있는, 하지만 몇 가지가 연결된 다른 장르로 해보자는 기조다.
Q : 회사 규모와 구성원은 추후 어떻게 구성하고 있나?
강제 분할이 아니라 자율 선택으로 구성했다. 오지 않은 팀도 있지만 대부분 멤버가 합류했다. 지금은 50명 정도 있고 프로젝트를 유연하게 굴리려면 7~80명 정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론 해외 채용도 하고 싶다.
해외에 나가보니 여러 나라의 개발자들이 유연하게 연결되어 근무하더라. 출근해서 한국인끼리만 일하면 인재 확보 채널도 좁아지고 글로벌 게임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데 제한이 있다. 차차 준비해서 해외 인재들과 협업하며 인력을 늘릴 생각이다.
Q : ‘데이브’ 외에 소개할 수 있는 개발 프로젝트가 있나?
5월에 본부를 맡으며 재정비를 했고, 이번에 또 재정비를 했다. 예전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었고 여러 팀이 있었는데, 그 방식을 바꿔보자는 게 경영진과의 합의였고 넥슨의 캐주얼 게임을 맡는다는 기조가 있다. 이걸 정비해서 ‘데이브’의 경험치를 녹여보고자 한다. 프로토타입에는 패키지와 모바일, 멀티 플랫폼 등도 있다. 준비가 되면 소개를 하겠다.
Q : 개발 프로세스 면에서 기존과 다르고 강화된 부분은?
넥슨에선 내부에서 다양한 장르가 만들어지는데, 그것보다 우리는 레이블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OMG에 박재범이 있고, 그가 하는 음악을 받쳐주는 스태프들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트로트를 하면 장점 발현이 안된다. 우리는 캐주얼의 틀에서 ‘데이브’를 성공시킨 경험치를 녹일 수 있는 인접 장르를 보고 있다.
그리고 스튜디오나 레이블은 브랜드로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캐주얼하고 유쾌한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속 민트로켓을 소개할 수 있도록 그런 장르를 모으고 있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PD가 명확한 철학과 방향을 갖고 주도적으로 팀을 선별하고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할 듯 싶다.
Q : 대표가 되며 생각이 변한 건 있나?
예전에 창업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어서 대표를 너무 하기 싫었고 지금도 싫다. 솔직히 재미는 없지만 ‘데이브’가 업계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니, 이걸 유지하고 발전시켜가려면 개인적인 것보다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본부가 된 뒤 5개월만에 분사했다. 앞으로 6개월 정도 지나면 정착될 거고, 그때까진 좀 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
Q :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JRPG는 아주 재미있는 장르라 생각한다. 그걸 즐긴 세대로서 언젠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예전에 ‘천외마경’을 엄청 좋아했고 지금도 그 티셔츠를 입고 있다. 그 정도 실력이나 내공이 없지만 언젠가 개인 프로젝트로 해보고 싶다. 또 무겁지 않고 ‘폴가이즈’처럼 유쾌하게 가족이 할 수 있고 ‘잇테이크투’처럼 둘이서 플레이를 하는 그런 걸 해보고 싶다.
Q : 현재 개발 게임들이 어떤 특징을 잡고 진행되고 있나?
우리는 시장 전략을 안 세우고 개발한다.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데이브’도 시장 예측을 안하고 개발한 게임이다. 픽셀 게임을 좋아하고 ‘이블팩토리’의 경험이 있고 당시 제주도에 있어서 바다에 대한 신기한 요소를 넣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좋아했는데 멈춰있는 부분에도 관심있다. 예를 들어 JRPG도 부활하고 있는 장르이고, 예전에 열광한 장르 중 현대화가 안돼서 죽은 장르도 있다고 본다. 그런 것들을 찾아서 만들어보고 싶다.
Q : 여러 게임사가 제2의 ‘데이브’ 같은 게임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경쟁을 하고 있다. 민트로켓도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는데, 경쟁력 있는 곳을 인수 생각이 있나?
인수는 먼 얘기고, 관심은 많이 있다. 라운드8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 작년에 우리가 인디 논란도 있었는데, 그 중간 영역을 정의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좀 더 관심을 갖고 협업을 해서 레이블로 고도화시켜 다듬고 퍼블리싱과 협업까지 할 생각도 있다. 최근 중국에 갔었는데 하이퍼그리프에서 인디 게임 행사를 주관하더라. 그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걸 보고 인상깊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싶다.
Q : 닌텐도가 스위치2 런칭 타이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트로켓도 잘 어울린다고 보는데?
닌텐도와 주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신규 기기에도 관심있고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신규 플랫폼 기기들은 고려 대상이다. 한국서 스위치 게임이 많이 안 나왔는데, ‘데이브’를 출시하고 좋은 평가가 나와서 닌텐도가 좋아해줬다. 향후 닌텐도 플랫폼에서 좋은 게임을 내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 취임 후 회사를 어떻게 이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자율과 책임을 최우선으로 한다. 분사하며 기존의 규정 대부분을 없앴다. 기간은 있지만 시간은 상관없고 품질과 결과를 본다. 분사가 안 좋은 의미로 보이는데, 우리 1인당 복지 비용이 넥슨보다 높다. 여러 부분을 지원한다. 결과만 잘 나오면 상관없기에 재택근무도 허용하려 한다. 결과물이 잘 나오는 것이 기조다.
물론 재택 보안은 교육도 하고 신경써야 한다. 재택에 부정적인 부분이 보안 뿐만 아니라 능률이나 품질 면에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날씨가 험하거나 몸이 안 좋을 때, 혹은 해외 출장일 때 등 각자 능률이 좋을 타이밍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Q : ‘데이브’는 콜라보를 많이 했는데, 빠르게 나온 듯 싶다. 결과 중심의 기조와 연관이 있을까?
마케팅을 비용을 줄이고 콜라보를 최대한 잘 하자는 기조가 있다. 비용 지불 여부도 있지만, 적절한 걸 집어내면 매출이 느는 편이라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누구와 할지는 논의하고 있다. 시의성도 있어야 하고 출시한 지도 얼리액세스를 포함하면 2년이 넘었다. 관심도가 떨어질까봐 여러가지를 빨리빨리 하다 보니 정작 스토리 DLC가 늦어지고 있다.
Q : ‘데이브’ DLC에 대한 향후 계획은?
지역을 다른 곳으로 설정하고 있다. 게임계에 ‘2의 저주’가 있는데,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려는 성향때문이라 본다. 그래서 우리 DLC는 1.5라고 생각한다. 사실 돌아보니 우리도 답습하고 있더라.
‘데이브’가 잘된 건 예상 못한 의외의 시스템과 콘텐츠가 좋은 타이밍에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답습하는 모습을 보고, 밥상을 뒤집고 재설계하느라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 신규 지역과 시스템이 들어갈 것이고 이야기도 달라진다. 플레이 볼륨도 10시간 정도 나와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Q : 캐주얼과 코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고, 그런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그와 비교했을 때 민트로켓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중국에서 캐주얼 게임 개발에 2~300명이 투입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검증된 곳에 자본이 투입된다. 그래서 경쟁이 쉽지 않고 우리가 따라갈 순 없다. 민트로켓은 경쟁보다 참신한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형태로 싸울 것이다.
Q : 민트로켓의 분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있다. 새로운 것만 추구하면 기업이 먹고 살 수 있냐는 부분이다.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치는 있다. ‘데이브’는 계속 흑자가 나고 있다. 그런 경험치를 쌓았다고 생각하고, 플랫폼과 사전 협의하는 부분도 있다. 마이너스 상황을 많이 피하고 있다. 회사가 마이너스가 되면 검증된 것에 손을 댄다. 그런 걸 하지 말라고 넥슨에서 자본금을 많이 줬다. 그래서 한동안 추구할 수 있다. 성공 경험이 큰 만큼 믿고 있는 건 있다.
Q : 해외에 민트로켓이 많이 알려졌는데, 글로벌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글로벌 전략 대응 계획은?
해결책으로 앞서 말한 것처럼 해외 인재 영입을 추진 중이다. 예전에 넥슨 아메리카에 있을때는, 한국 게임을 가져오면 비주얼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퍼스트 디센던트’같이 그래픽 품질이 높으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온다.
하지만 우린 그런 쪽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트 스타일을 잘 다듬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해외 채용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재미의 검증 체계가 중요하다. 내부에서 그 체계를 더욱 다듬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잘 갖추면 충분히 글로벌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 해외 인재는 아트와 개발 중 어느 쪽을 원하나?
프로그래밍은 공통 언어가 있어서 해외 개발자를 시도하고 싶다. 아트는 눈에 보이기에 상대적으로 영입이 쉽다. 제일 어려운 건 기획이다. 아무래도 기획은 내부에 있어야 하는 만큼, 아트가 1순위, 프로그래밍이 2순위다.
Q : AI 기술 활용이 화두인데 민트로켓의 상황은 어떤가?
AI로 게임까지 만드는 건 할 생각이 없다. 그걸 피하는 게 우리의 화두다. 기술은 적극 활용하라고 한다. AI로 하면 좋게 나온다. 아트는 쓰는 게 좋은데 최종 결과물은 아직 아니다. 표준화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소통용으로 많이 활용 중이다. AI 코딩은 호불호가 아직 있다. 결과적으로 발전하면 코딩 반복 작업을 줄여 효율이 높을 수 있을 것이다.
Q : 내년 민트로켓의 청사진은?
현재 개발중인 게 몇 개 있는데, 사실 분사하며 회사 이름을 바꿀까 생각했다. 설립 당시엔 인큐베이팅이었고 지금은 브랜드다. 이름을 바꾸는 게 애매해서 일단 유지 중이다. 재정비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중이고, 일단 내년까지는 ‘데이브’ 스토리 DLC가 우선이다. 한동안 ‘데이브’만 하는 걸로 보일 수 있다. 내년 중반이 넘어가면 조금씩 다른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Q :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O.E)에 애착이 있는듯 한데, 향후 더 나올 수 있을까?
나는 관심이 있는데, 아직 명확하지 않다. 내부에서도 ‘M.O.E’를 써서 뭐를 하자는 얘기는 있었지만 진행되는 건 없다. ‘데이브’에 ‘M.O.E’ 출신은 없고 빌려서 활용한 거라 쓰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
Q : ‘데이브’가 ‘승리의 여신:니케’와 콜라보를 했는데, 어떻게 추진하게 됐나?
시프트업이 먼저 연락을 줬다. 나는 시프트업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어 수락했다. 이걸 어떻게 풀지 잘 몰랐는데 리소스를 다 달라고 해서 줬고, 결과물을 보니 매력적으로 구성했더라. 디테일한 부분에도 피드백을 줘서 퀄리티 있게 다듬었다. 크게 문제없이 잘 나와서 평가도 좋았다. 특히 일본 도톤보리에도 배를 띄워줘서 좋았다.
Q : 넥슨 게임과의 콜라보 계획은?
유연하게 열어두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도 마찬가지로 리소스를 다 줬고 상대의 스타일로 만드는 것에 관여하지 말자는 주의다. ‘발라트로’의 경우에도 그쪽에서 리소스를 다 줬고 다 받아줬다. 타이틀별로 요청이 오면 일정이 허락하는 안에서는 도와주려 하고 있다.
Q : 해외 게임사 중 콜라보 해보고 싶은 곳은?
코지마 히데오의 팬으로서 ‘메탈기어솔리드’, 그리고 ‘몬스터헌터’처럼 큰 타이틀과 해보고 싶다. 서로 좋은 게임들끼리 주고 받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그래서 다음에는 트리플A 게임과 콜라보하고 싶다.
Q : 개발 중인 게임을 어떤 플랫폼에서 성공시키고 싶나?
콘솔 플랫폼에서 성공하는 게 제일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게임 어워드도 그쪽에 집중돼있다. 매출보다 임팩트가 평가의 기준이기에, 궁극적으로 콘솔에서 성공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아스트로봇’을 너무 재미있게 했고 창의적 게임이라 생각한다. 나중에 그런 게임을 만들어서 메타크리틱에서 92~3점을 받으면 행복할 것 같다.
Q : BAFTA에서 한국 게임 사상 처음으로 수상했는데, 당시 느낌이 어땠나?
우리가 기대한 건 뉴 IP 부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게임이 받았다. 그래서 못 받겠구나 싶었는데 더 영광스러운 기획상을 받아서 뿌듯했다. 기분이 좋아서 BAFTA 상을 문신으로 새겼다. 국가적인 영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Q : 본인이 생각하는 재미있는 게임의 기준은 무엇인가?
걸어 다녀도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게임이 있다. 게임은 리듬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데이브’는 개별적 콘텐츠에 깊이가 있거나 참신하다 생각은 안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풀었기에 평가가 좋았다 본다. 게임에는 적절하게 맞는 황금 비율의 리듬이 있다. 그걸 찾는 게 관심사고 ‘데이브’는 그걸 잘 했다고 본다. 향후 개발하는 게임도 그렇게 하고 싶다.
Q : 아트 레이블처럼 회사 구조를 가져갈 것인가?
넥슨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엔터 업계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두고 장르를 존중한다. 게임도 그렇게 하는 게 빠르고 자율적이지 않나 싶다. 넥슨의 체계가 잘못됐고 복잡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대형 라이브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만의 체계가 있다.
이걸 계속 따르면 틀에 갇힌 게임만 나온다. 그래서 그 외에 것을 하고싶은 곳은 레이블을 두고 하는 방식이 미래에는 정착할 거라 본다. 우리가 모범 사례가 되고 싶다.
Q : 민트로켓이 원하는 인재상이 있나?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 보통 경험치를 보게 되는데, 이건 겜돌이들에겐 높은 허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기회를 줘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걸 도와주는 방식으로 하고 싶다.
Q : 분사 이후 개발 환경이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이뤄지는데, 혹시 넥슨이 아닌 다른 곳 출시도 될까?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걸 보장하는 쪽으로 이야기했다. 가장 좋은 방식을 선택하는 게 자율성이다. 지금 개발 타이틀도 본사에서 허들을 거쳐 컨펌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선택해서 하고 있다.
Q : 인디게임 공모전을 하고 싶나?
해보고 싶다. 그걸 통해 덜 다듬어진 열정있는 분들을 만나 회사로 데려오고 싶은 생각이 있다.
Q : 그럼 그쪽으로 준비 중인 게 있나?
정비할 것들이 있다. 내부 정리되면 해보고 싶다. 최근 네오위즈 관계자와 만나 얘기를 많이 들었다. 스마일게이트쪽 얘기도 듣고 싶다. 우리가 좋은 인재를 모실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Q :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요즘 게임을 못하고 있나?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 많아서 많이 못한다. 최근에는 ‘검은신화:오공’을 중단하고 머리를 식히려 ‘짱구는 못 말려 : 탄광마을의 흰둥이’를 하고 있다.
Q : 올해 해본 게임 중 인상 깊은 게 있다면?
평소보다 적게 한 해라 아쉽긴 한데, ‘검은신화:오공’이 동양문화로 멋지게 만든 게 인상적이었다. ‘발라트로’같은 게임을 혼자 만든 것도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Q : 인디 행사 심사위원에 참가할 수도 있지 있나?
심사위원은 몇 번 했다. 기획 리더가 참가한 적도 있다. 흥미로운 분을 데려오자는 경우도 있었는데, 프로세스상 되는 건 아닌데 쉽지 않았다. 이젠 분사했으니 가능하게 하려고 한다.
예전에 한 번 인디 개발자를 영입했었는데, 회사의 절차가 방해 요소라고 생각하더라. 절차가 방해가 된다면 다른 방식의 지원이나 ‘산나비’나 ‘스컬’ 같은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퍼블리싱은 하고 싶지만 아직 체력이 안된다. ‘데이브’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부분 유료화 게임이 아니니 매출이 급격히 늘지 않는다. 안정성을 갖추고 퍼블리싱을 해보고 싶다.
Q : 클래식 RPG 리마스터를 많이 하는데, 민트로켓도 가능할까?
넥슨에서 더 잘하지 않을까? 우리는 새로운 것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개인적인 욕망으로는 ‘이블팩토리’를 리마스터해보고 싶다. 재미삼이 PC로 만들어 봤었는데 괜찮더라. 하지만 세로형 게임이라 애매하다. 깔끔하게 만들어서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내보고 싶다.
Q : ‘이블팩토리’에 아쉬운 부분이 많은듯 한데, 리마스터한다면 어느 정도 투자하고 싶나?
첫 디렉팅 작품이라 애착이 크다. 그래서 ‘데이브’ 미니게임으로 ‘이블팩토리 데모’를 넣었다. 다시 살리고 싶지만 대규모 인력을 투자하면 초 명작이 되냐는 건 아닌 듯싶다. 4~5명의 소규모 팀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Q : 대표가 됐는데 개발에도 참여하나?
그래야 한다. 경영과 PD를 같이 하는 게 어려운데, 장점이 있다고 본다. 같이 하면 추진할 수 있는 탄력을 받는다. 내가 PD가 잘해서 분사한 건데 경영을 하느라 PD를 못하면 낭비다.
게임을 잘 만드는 제도를 만드는데 집중하면, 그 제도 안에서 좋은 게임이 나올 것이고, 각각의 디렉터를 도우며 디테일을 잡으면 경영과 PD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멀티 레이블로 경영과 PD를 하는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 프롬소프트웨어도 그렇게 하더라.
Q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게임 업계에 한파가 몰아쳤다는데, 사람들이 게임이 안 해서 그런 건 아니다. 게임 유저는 늘었다. 하지만 국내 신작 발표회를 보면 재미보다 BM 얘기를 하는데, 여기에 지치고 질렸다고 본다.
게임의 본질은 오락 도구로서 재미있게 해주는 부분이고, 우리는 거기에 좋은 모범 사례가 되고 싶다. 게임을 해보고 ‘재미있다’와 ‘BM이 좋다’는 건 결이 다르다. 우리는 다시 게임을 위대하게 만들고 싶은 기질을 가지고, 이 스튜디오의 게임은 믿을 만하다는 부분을 분명히 가져가고 싶다. 몇 년 안에 글로벌에서 그런 소리를 듣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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