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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 새로운 게이머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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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주년이 된 지스타 2024 행사가 있었다. 2005년 세계적인 게임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킨텍스에서 열린 1회 지스타에 갔던 기억이 뚜렷한데 벌써 20년이 지났다. 특히 1회때는 '메탈기어 솔리드'의 디렉터인 코지마 히데오 디렉터의 인터뷰와 사인회가 당시 20대였던 나에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20주년을 맞이한 지스타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나에게 '2024 지스타'는 윤태진 연세대학교 교수가 ‘플레이 펀앤굿’ 포럼에서 발표한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한 윤교수의 이야기를 여기서 전부 옮길 수는 없지만, 인상깊었던 포인트는 국내 게이머들이 과도한 소비자 지상주의로 가고있고, 진성 게이머로 불리는 소수의 게이머가 게임 산업의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작사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과 수익화에 집중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성이 훼손되는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나역시 몇 년 전 게임에서 일반 게이머는 중요하지만, 제작사도 기업인만큼 돈을 지불하는 고객 즉 진성 게이머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글을 쓴 적이 있던 만큼 이 지적은 나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하는 주제였다.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단기 수익을 추구하느라 기업의 미래를 챙기지 못하는 일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도 기업의 중요한 전략이다. 그런 의미에서 윤교수의 이야기는 현재 많은 국내 기업들이 매출과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소수의 의견에 너무 좌우되고 있어 게이머의 저변 확대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보통 소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사람이 전체 여론을 주도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 에코 체임버 효과(Echo Chamber Effect)와 서바이벌쉽 바이어스(Survivorship Bias)를 이야기한다. 에코 체임버 효과는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소리가 울리게 만든 방인 반향실에 빗대어 하는 용어이다. 반향실에서는 어떤 소리를 내면 소리가 반복되는 울리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반향실에 있는 것처럼 같은 이야기에 반복되어 노출되게 된다. 반복되는 이야기에 노출되면, 그 이야기와 상반되는 생각을 하기 힘들어지고, 그 이야기만 믿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일종의 확증편향이 생기는 것이다. 게임의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소수의 의견만 반복해서 수용하다 보면, 실제 다수의 게이머의 의견과 괴리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이 소수의 의견이 게임의 매출을 주도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도 함께 듣지 않고, 돈을 쓰는 소수의 의견만 반복해서 반영하다 보면, 다수의 게이머가 희망하는 게임과 멀어지고, 게임의 다양한 시도는 어려워지게 만들어 점점 편향된 게임만 양산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존자 편향이라고도 말하는 서바이벌쉽 바이어스는 전투에서 귀환한 전투기를 분석하여 주로 피격되는 지점을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보완할 곳을 찾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에서 나온 용어이다. 정말 보완이 필요한 곳은 피격되면 귀환할 수 없는 지점에 있기 때문에 귀환한 전투기의 피격 지점을 보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게임 내에서 현재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이머는 충분히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유저이고, 게임의 보완할 점은 게임을 떠난 유저에게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살아남은 유저의 목소리도 서비스의 개선을 위하여 필요하겠지만, 떠나간 유저의 목소리를 듣기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유저의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물론 내가 이 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할 능력은 없다. 나 역시 이 지적이 그냥 듣고 흘려서는 안 된다는 문제 의식을 이야기하는 것일 뿐, 해결책을 찾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윤교수의 지적은 우리 게임 산업의 저변 확대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문제라는 것에 동의한다. 특히, 메이저 제작사들은 국내 산업의 미래와 자신들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새로운 게이머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지스타에서 주목받은 넥슨의 ‘퍼스트버서커:카잔' 이나 펄어비스의‘붉은 사막’ 같은 프로젝트는 무척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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