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의 새해가 되었다. 지난 2024년을 돌아보면 인상적이었던 많은 게임이 있었다. 호요버스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가 있었고, 중국의 콘솔 게임 개발력을 보여준 ‘검은신화:오공’도 있었다. 중독성있는 광고가 더 인상적이었던 ‘카피바라 고!’같은 게임도 있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국산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도 있었다. 그 중 2024년을 대표하는 국내 게임으로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대상을 수상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웹소설에서 시작한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16년 정식 연재를 시작한 이 소설은 빠른 스토리 전개와 게임같은 시스템을 이용한 직관적인 캐릭터의 설정과 이해하기 쉬운 성장의 수치화, 당시 유행하던 먼치킨 스타일의 주인공 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나 역시 연재 당시 업데이트 시간을 기다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웹소설 인기를 바탕으로 2018년에는 웹툰 연재도 시작되었다. 원작을 잘 살린 빠른 전개와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린 캐릭터 디자인, 빠른 속도감을 살린 전투 장면 연출 등으로 웹툰 역시 호평을 받았다. 웹소설과 웹툰의 해외 진출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2024년에는 애니메이션도 제작되어 성공적으로 방영하였다.
2024년 5월에는 드디어 게임으로도 출시되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많은 원작 IP가 있는 모바일 게임들처럼 출시 전 우려가 많았다. 원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스토리나 캐릭터의 설정, 원작과 동떨어진 전개나 어울리지 않는 장르의 선택 등 기존 IP 원작 모바일 게임들은 원작 팬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 경우가 많았다. 이번 ‘나 혼자만 레벌업: 어라이즈’ 역시 과금의 유도, 어색한 레벨 밸런스, 뽑기 확률 등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작의 특징을 잘 살린 캐릭터와 화면 연출, 원작 스토리를 충실하게 전달하는 시네마틱 영상은 애니메이션 그래픽 보다 더 높은 비주얼을 선사했다. 특히 주변 인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서브 스토리 콘텐츠는 유저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혔고, 세계관을 잘 살린 시스템 등 원작과 다른 재미를 적절하게 잘 살렸다는 평가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도 순조롭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 제작사에게 인기 원작 IP를 이용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장단점이 명확한 일이다. 원작 IP의 인지도를 이용하면 쉽게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마케팅에서 큰 강점이 있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확보가 쉬워지는 만큼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그 만큼 프로젝트의 손익 분기점이 낮아진다. 원작이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다면 해외 진출이 용이해지고, 이 역시 고스란히 수익성의 개선으로 이어진다. 반면, 원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원작 팬인 유저는 원작에 대한 높은 충실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높은 충실성의 요구는 게임 디자인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원작 비주얼의 강점이 뚜렷한 경우 그래픽 제작 면에서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는 그래픽 아트를 사용하기 어렵다. 원작의 인기가 큰 만큼 실망할 경우 원작 팬의 이탈도 빨라지는 문제도 있다. 비용적인 면에서도 저작권에 지불하는 비용이 크다면, 마케팅 등에서 얻은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제작사 입장에서도 큰 도전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장단점이 명확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준 사례보다 안 좋은 결과를 보여준 사례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IP의 가치를 높이고, 인지도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다양한 형태로 트랜스미디어가 진행되는 것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측면에서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게임 제작사 입장에서도 IP게임은 앞으로 더 매력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의미 이외에 콘텐츠에 대한 의미가 더 있을 수 있으나, 수익적인 면에서 IP의 활용은 마케팅 비용과 IP를 사용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 IP의 마케팅 효과에 대한 세심한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나 혼자만 레벨업’이 보여준 주목할만한 실적은 앞으로 원작 IP의 트랜스미디어의 중요한 성공 사례로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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