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 2025'에 한국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꼽히는 도쿄게임쇼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로, 2024년에는 27만 4천여 명이 방문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올해 행사에는 46개 국가와 지역에서 772개 기업이 참가해 4,083개 부스를 선보인다고 발표,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게임사들도 전례 없는 규모로 참여한다. 국내 게임업계가 이토록 적극적으로 도쿄게임쇼에 나서는 배경에는 일본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22.4%), 중국(20.9%)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인 9%의 글로벌 게임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브컬처 장르의 본고장이자 최대 시장인 일본은 한국 게임사들에게 중요한 돌파구가 되고 있다.
■ 대형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신작 경쟁
올해 도쿄게임쇼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한국 대형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신작들이다. 서브컬처 장르에서는 이미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가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으며,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역시 일본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이 다른 한국 게임사들에게 일본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행사에서 두 개의 서브컬처 신작을 선보인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에픽세븐’을 제작한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대표가 총괄 디렉터를 맡은 차기작으로, 기존 서브컬처 게임과 달리 다크 판타지를 지향하는 점이 특징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RPG 기반에 '카드'를 활용한 로그라이트 전투 시스템을 더해, 서브컬처 장르에서 차별화된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컨트롤나인이 개발 중인 수집형 RPG로,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혈라’ 김형섭이 아트 디렉터로 참여하여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관과 독보적인 캐릭터 비주얼을 선사할 예정이다.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게임은 아직 체험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일본의 서브컬처 팬들에게 한국형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의 매력을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 역시 두 개의 서브컬처 스타일의 게임을 선보인다. 먼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2D 애니메이션 기법과 실시간 전투, 멀티버스 기반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내세운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 영웅을 교체하는 태그 전투, 영웅들의 강력한 합기 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수집형 RPG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인 액션 RPG '몬길: 스타 다이브'를 일본 시장에 최초로 선보인다. 언리얼 엔진5 기반의 고퀄리티 스토리 연출, 3인 파티 기반 실시간 태그 플레이와 시원한 전투 액션, 몬스터를 포획하고 수집해 합성하는 '몬스터링 컬렉팅' 등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서브컬처 차기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선보인다. 애니메이션 RPG 장르를 표방하는 신작으로, 2023년부터 3년 연속 참가하며 현지 유저들에게 꾸준히 눈도장을 찍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연출과 탄탄한 스토리, 속도감 있는 전투 액션이 특징이며, 다양한 보스 몬스터를 사냥해 획득한 재료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헌팅 액션의 재미도 있다.
컴투스는 창사 이래 첫 도쿄게임쇼 출품작으로 일본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를 원작으로 한 턴제 RPG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를 공개한다. 이 게임은 원작 만화의 누적 발행 부수가 400만 부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은 IP이다. 이를 기반으로 설정 및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아냈고, 여기에 깊이 있는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 콘솔 시장 겨냥한 트리플A급 타이틀 공개
서브컬처 게임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은 PC 및 콘솔 시장을 겨냥한 트리플A급 타이틀들이다. 이는 한국 게임업계가 기존 MMORPG 중심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넥슨은 지난해 7월, 출시되어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을 받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로 참가한다. 이 게임은 도쿄게임쇼에서 '라운지', '호버 바이크' 등 게임 내 주요 콘텐츠를 활용한 단독 부스를 구성해 ‘퍼스트 디센던트’만의 매력을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일 IP 콜라보레이션을 현장에서 공개할 예정이며, 9월 27일에는 개발진이 직접 부스를 탐방하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펄어비스는 2026년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트리플A급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을 출품한다. 이 게임은 지난 8월 독일 게임스컴에서 최대 150분 대기 행렬을 기록하며, ‘2026년 가장 기대되는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꾸준히 해외 게임쇼를 통해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던 만큼, 일본에서도 비슷한 반향을 기대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100대의 시연대를 준비해 현장 방문객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정부 및 기관 주도의 공동관 통해 다수 기업 참가
대형 게임사들의 개별 참가와 함께 정부 및 지방 기관의 주도 하에 공동관이 운영된다. 먼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소 및 인디 게임사들을 위한 한국공동관(Korean Pavilion)도 운영한다. 올해 약 15개 내외의 한국 우수 게임 기업을 선정해 공동관을 구성하며, 선정된 업체들은 공간, 인력, 소개자료, 현장 이벤트, 통역 등의 지원을 받는다.
이번 참가 기업으로는 ▲슈퍼웨이브스튜디오 ▲페퍼스톤즈 ▲하이엔드게임즈 ▲공감오래콘텐츠 ▲팀테트라포드 ▲에이시티게임즈 ▲스튜디오비비비 ▲해긴 ▲라이터스게임즈 ▲트라이펄게임즈 ▲하이퍼센트 ▲뉴메틱 ▲길드스튜디오 ▲모들스튜디오 ▲블랙스톰 등 15개사가 선정됐다.
각 지역의 기관에서도 별도의 공동관을 운영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부산 지역 게임기업인 ▲실외기오퍼레이션 ▲마일스톤게임즈 ▲프로비스게임즈 ▲에스피코리아 ▲오뉴월스튜디오엔 ▲마상소프트 ▲프로토팩토리 ▲엔돌핀커넥트 8개사가 참여해 PC,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경남글로벌게임센터를 통해 ▲블랜비 ▲플레이메피스토왈츠 2개사가 참여한다.
이처럼 이번 도쿄게임쇼 2025는 한국 게임업계에게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서 일본 시장 진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콘솔과 서브컬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한국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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