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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게임쇼 2025, 한국 게임의 ‘글로벌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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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최된 도쿄게임쇼 2025(이하 TGS 2025)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놀이가 끊이지 않는, 무한한 놀이터'를 테마로 한 이번 행사는 문자 그대로 게임업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축제의 장이었다.

올해 도쿄게임쇼는 47개국 및 지역에서 총 1,136개사가 참가해 지난해 대비 115%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출전 부스 수는 4,157개로 전년도 3,252개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단순한 수치상의 증가를 넘어 게임산업 전체의 성장세를 입증하는 결과다. 가정용 게임기(콘솔), PC, 모바일게임은 물론 e스포츠, AR/VR 등 다양한 장르가 한자리에 모여 게임의 경계를 확장했다. 

관람객 수는 총 26만 3,101명을 기록했다. 2023년 24만 3,238명에 이어 2024년 27만 4,739명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비즈니스 데이는 전년 대비 관람객이 증가했지만, 일반 공개일은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작년 관람객 수를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였으며, 일반 공개일에는 현장 상황에 따라 개장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등 관람객들의 열띤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울러 2026년부터는 비즈니스 데이 이틀, 일반 공개일 사흘로 구성해 총 5일간 확대 개최할 예정으로, 관람객 30만 명 돌파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 게임사들의 대공세,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다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한국 게임사들의 대거 참가와 활약이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스마일게이트, 그라비티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총출동했으며, 인디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글로벌 무대에서 자사 게임을 어필했다.

 

넥슨 - '퍼스트 디센던트'의 화려한 귀환

넥슨은 루트 슈터 RPG '퍼스트 디센던트'를 단독 부스로 선보였다. 시즌3 '돌파' 콘텐츠인 라운지와 호버 바이크를 주제로 한 깔끔한 흰색 부스를 구현했다. 게임의 마스코트인 얼티밋 버니와 최근 추가된 얼티밋 루나 코스프레, 그리고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발표한 인기 IP 베요네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기념한 베요네타 코스프레까지 선보였다. 

시즌3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유저들을 위한 시연대를 마련해 루트 슈터의 매력을 전방위로 알렸으며, 소통 방송 데브 라이브스트림을 진행해 향후 업데이트 소식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 - '브레이커스', 3년 연속 참가로 완성도 입증

엔씨소프트는 3년 연속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공개하며 2026년 상반기 출시와 CBT 일정까지 상세히 발표해 정식 출시를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보여줬다. 매년 도쿄게임쇼 참가를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게임성을 선보이며 엔씨소프트 서브컬처 장르의 대표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개발사 빅게임 스튜디오를 비롯해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카도카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MAPPA까지 합류하면서 단순한 서브컬처 게임을 넘어 IP 확장까지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도 관련 코믹스를 제공하며 이미 IP를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여줬다.

 

넷마블 - IP 기반 신작 2종으로 승부

넷마블은 인기 IP 기반의 신작 게임 2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인기 만화 '일곱 개의 대죄'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 월드 액션 RPG로, IP의 본고장 일본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거인족이라는 세계관에 걸맞게 다이앤 조형물을 배치하고, 엘리자베스 부스걸을 통해 적극적인 게임 홍보에 나섰다.

반대편에는 2013년 출시된 모바일 수집형 RPG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 '몬길: 스타다이브'를 전시했다. 두 작품 모두 시연이 가능했고, 콘솔 버전 시연대도 별도로 마련해 콘솔 게임을 선호하는 일본과 해외 유저들의 취향까지 고려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마일게이트 - 서브컬처 신작 2종으로 일본 공략

스마일게이트는 두 개의 서브컬처 신작을 앞세워 일본 시장 공략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강조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고,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김형섭(혈라) 아트 디렉터의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는 5.5m 초대형 LED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미래시'는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연 버전까지 제공해 세계관과 전투, 아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며 게임성을 널리 알렸다.

 

펄어비스 - 대기열만 90분, '붉은사막'으로 높은 관심 집중

펄어비스는 전 세계 게임쇼에 꾸준히 참가하며 2026년 3월 19일 글로벌 출시를 확정한 '붉은사막'을 시연했다. 이미 일본에서 '검은사막'을 성공시킨 펄어비스의 신작이자 오픈 월드 액션 RPG와 PC 및 콘솔 게임이라는 장점이 결합해 일본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일반 공개일에는 시연권 매진은 물론 9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보였다.

 

컴투스 -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로 원작 팬심 저격

컴투스는 인기 애니메이션 '도원암귀'를 게임화한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를 출품했다. 오니의 피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부스 디자인과 함께 원작 초반 이야기와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시연을 제공해 많은 원작 팬이 현장을 찾았다. 특히 현재 OTT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제작해 "원작 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라는 반응을 얻었다.

 

그라비티 – 다양한 장르의 6종 게임 공개

그라비티는 일본 자회사인 ‘그라비티 게임 어라이즈(GGA)’를 통해 총 6종의 신작을 선보였다. 11홀 인디게임 구역에 위치해 대형 부스 대신 소규모 시연대를 마련했으며, PC 및 콘솔 타이틀 5종과 모바일 게임 1종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공개했다.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가진 작품들을 통해 현지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네오위즈 – 적극적인 ‘브라운더스트 2’ 홍보

네오위즈는 9홀에서 ‘브라운더스트 2’의 식당 콘셉트 공간인 ‘글루피 다이너’를 현실로 재현해, 단순 시연보다 체험 요소에 중점을 둔 부스를 선보였다. 관람객은 메이드와 1대 1로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주문하면서 대화는 나누는 등 메이드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음식 테마의 미니게임을 VR 버전으로 준비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여, IP 알리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한국 게임사들의 일본 진출, 그 배경과 전망

한국 게임사들이 도쿄게임쇼에 대거 참여한 배경은 명확하다. 일본은 콘솔과 모바일 모두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허브이자, 서브컬처 장르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더불어 TGS는 글로벌 게이머와 업계 관계자들이 동시에 주목하는 무대인 만큼, 자사 게임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일본은 세계 3위 규모의 게임 시장이자 높은 구매력을 가진 핵심 시장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입증되면서, 일본 시장 진출이 글로벌 확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이전부터 조금씩 시작된 PC와 콘솔로의 플랫폼 확장도 도쿄게임쇼 참가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은 콘솔 게임의 본고장이자 게임 문화의 선진국으로서, 이곳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정을 의미한다. 한국 게임사들은 이번 TGS를 통해 단순히 일본 시장 진출을 넘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으로의 확장을 노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스마일게이트 메가 포트의 백영훈 대표와 컴투스 재팬의 김진용 대표는 아직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국내와 비교하면 확실히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도쿄게임쇼 참가를 통해 일본 시장에 특화된 신작을 알려 점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 올린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왼쪽부터)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백영훈 대표, 컴투스 재팬 김진용 대표
(왼쪽부터)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백영훈 대표, 컴투스 재팬 김진용 대표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단순한 전시 차원을 넘어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장르 다변화, 콘솔 중심 신작 확대, IP 활용 서브컬처 시장 공략 등이 한국 게임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의 체계적인 지원은 한국 인디 게임의 글로벌 진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번 TGS에서도 한국공동관과 인디게임 셀렉트 80을 통해 중소 및 인디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며, 한국 게임 산업 전체의 저변 확대에 이바지했다.

 

■ 게임 강국 코리아의 새로운 시작

도쿄게임쇼 2025는 한국 게임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한국 게임사들이 선보일 혁신적인 게임들과 기술력은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도쿄게임쇼 2025에서 확인한 한국 게임의 무한한 가능성이 현실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무한한 놀이터'라는 올해 TGS의 테마처럼, 한국 게임 산업도 이제 무한한 가능성의 놀이터에서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게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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