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시즌으로 열린 2025 LCK가 젠지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국제전이 포함된 컵 대회 신설과 전반적인 경기 방식의 변화, 리그 구조의 개편 등 기존의 틀을 허무는 과감한 개편은 리그를 다시 흥행으로 이끌었고,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2026년을 기약하게 됐다.
라이엇 게임즈의 주관으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의 한국 공식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의 여정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팬들에게 안겼다. 특히 지금까지 이어온 스프링과 서머 2개의 스플릿에서 벗어나 단일 시즌으로 열린 경기들은 많은 것들을 남겼다.
■ 하드 피어리스 밴픽의 도입, '우틀않' 사라지고 전략의 풍부함 더해
2025년 LCK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하드 피어리스 챔피언 밴픽의 도입이다. 이전 세트에 사용한 챔피언을 다시 사용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5세트까지 진행된다면 앞선 네 번의 세트에서 사용한 40개의 챔피언과 밴픽 과정에서 밴이 된 챔피언 10개를 더해 총 50개가 선택 금지되는 형태다.
2024년까지 LCK는 수많은 '우틀않' 상황을 보여줬다. '우틀않'은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의 줄임말로, 이전 세트에서 패배를 기록한 밴픽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다시 동일한 밴픽 흐름을 보여줄때 팬들이 자주 사용한 용어다. 준비한 전략만을 고집하고, 똑같은 밴픽과 동일한 경기 흐름이 이어질때 비판적인 느낌으로 활용되면서 리그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2025년부터 적용된 피어리스 밴픽은 경기 흐름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왔다. 매 세트마다 다양한 밴픽을 활용한 게임들이 이어졌고, 선수들에게는 다양한 챔피언들의 활용 능력을 확인해보는 계기가 감독과 코치진에게는 전략적인 승부수를 확장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때문에 인게임 패치마다 경기의 방향성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팀은 패배가 누적됐고, 반면 다양한 밴픽적 활용도를 높이며 전략적 옵션 또한 풍부하게 보유한 팀들은 최상위 단계에 오르면서 많은 볼거리가 생겨났다. 그 결과 2025 LCK 흥행에 큰 보탬이 됐다.
■ 통합 시즌 LCK, 풀리그의 전반기와 상하 조별리그의 후반기
단일 통합 시즌으로 열린 2025 LCK였지만, 전반기와 후반기의 경기 방식을 바꾸면서 리그는 뻔한 흐름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까지의 여정은 10개 팀의 풀리그로 진행됐고, 이후 후반기는 앞선 전반기 성적을 토대로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이 나뉘어 대결을 펼치면서 색다른 경기들을 선보였다.
후반기의 2개조 운영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안겨줬다. 상위 레전드 그룹에서는 기대를 모은 상위 팀들간의 대결이 연속적으로 열리면서 리그의 집중도는 더욱 높아졌고, 하위 라이즈 그룹에서는 팀들의 색다른 밴픽과 전략 경기들이 이어져 특색있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특히 이후 이어진 플레이인과 플레이오프 과정은 더 많은 팀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면서 많은 볼거리를 선사하는데 성공했다. 그 동안 보기 힘들었던 하위권 팀들의 5전제 대결부터 피어리스 밴픽이 더해져서 색다른 방향성의 게임이 지속됐으며, 리그는 풍부한 볼거리를 자랑했다.
■ LCK컵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선발전의 흥행으로 확장 가능성 남겨
본 리그와 함께 LCK는 다양한 볼거리를 안겨주기 위한 변화를 시도 했다. 먼저 리그 개막에 앞서 열린 LCK컵 대회는 각 팀들은 물론 팬들이 피어리스 밴픽과 새로운 로스터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빠른 일정으로 진행되는 기간 속에 국제전까지 이어지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초반 흐름을 붙잡은 것이다.
또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선발전 개최로 통합 시즌의 중간 결산과 스플릿 제도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수 있었다. 특히 부산에서 해당 경기들이 진행돼 팬들이 다양하게 오프라인 경기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리그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평가다.
일부 팀들의 홈 경기 일정 또한 리그의 확장을 견인했다. 각 팀들 팬들에게 더욱 뜻깊은 순간들을 제공하고, 팀 차원의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롤파크 중심의 경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냈다. T1의 경우 홈 그라운드 일정을 통해 페이커 등 핵심 선수들의 재계약을 공개하기도 했다.
■ 성공적인 밑거름 마련한 LCK, 2026년에는 어떤 변화 이어질까?
물론 다양한 개편 속에서 아쉬움 점들도 발견됐다. 6개월 동안의 리그 경기 속에서 국제전과 연계된 일정을 가지고 있었던 팀들은 휴식과 경기 일정 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이전 스플릿 방식에서는 8월과 함께 리그가 종료됐지만, 9월까지 이어지는 긴 일정은 무리가 있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더불어 통합 시즌 후반기 일정으로 열린 레전드와 라이즈 그룹의 경기에 대한 시청자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위 레전드 경기들은 눈길을 모았으나, 사실상 후반기 초반부터 플레이오프 희망이 없었던 하위권 라이즈 경기들은 더욱 관심 밖으로 멀어지면서 리그 집중도를 떨어지게 만들었다.
또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으로 향하는 선발전이 폐지돼 하위권 팀들이 마지막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 것도 아쉬움을 더했다. 통합 리그의 전환과 상위권 중심의 경기들로 리그 경쟁력과 화제성은 이어졌으나 그 만큼 기회를 잃어버린 하위권 팀들을 위한 보완책에 대한 신설도 요구됐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발빠르게 다음을 위한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법인으로 분리되어 있었던 LCK를 다시 흡수 합병하고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중심의 운영으로 나서는 것이다. LCK 브랜드와 운영은 기존과 같이 그대로 이어지지만 게임과 연결된 리그의 흐름은 더욱 탄탄해 질 것으로 예고됐다.
2025 LCK는 새로운 제도와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한국 e스포츠 시장을 한단계 발전시키는데 일조했다. 남은 과제는 앞선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성장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다가올 변화를 통해 더욱 발전하는 LCK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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