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지스타 2023'에서 ‘LLL’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드디어 정체를 드러냈다.
정식 명칭 ‘신더시티(CINDER CITY)’로 돌아온 이 게임은, 현실의 서울을 재해석한 가상 도시에서 벌어지는 본격 택티컬 슈팅이다. 지스타 2025 현장에서 공개된 최신 빌드는 '엔씨표 SF 세계관의 시발점'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 8월 게임스컴에서 정식 명칭과 비공개 시연 버전을 선보인 이후, 이번 지스타 빌드는 당시의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엔씨소프트는 “본격적인 택티컬 슈팅으로의 진화”를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오픈 월드의 긴장감, ‘파트1: 울프 스쿼드’
‘신더시티’의 무대는 21세기 서울과 23세기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가상 세계다. 코엑스, 봉은사 등 실제 랜드마크가 재해석된 형태로 등장하며, 언리얼 엔진 5 기반 그래픽은 그 잿빛 분위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고층 빌딩의 불빛과 폐허 속 입자 효과가 어우러지며, ‘멸망 이후의 서울’이라는 독특한 정서를 완성한다.
지스타 시연은 두 개의 캠페인으로 구성됐다. 튜토리얼 격인 ‘파트1: 울프 스쿼드’와 폐쇄된 병원 내부에서 전투를 벌이는 ‘파트2: 챔버17’로, 두 구간 모두 히어로 캐릭터 ‘세븐’을 조작하게 된다.
‘울프 스쿼드’는 오픈 월드 일부를 배경으로 한 전투 구간이다. ‘신더시티’는 캐릭터 생성이 아닌, 게임 속 히어로 캐릭터들이 중심이 되는 MMO 구조로서, 각 히어로의 스토리가 별도의 캠페인으로 전개된다.
시연 버전에서는 폐허가 된 시가지를 오토바이로 질주하며 목적지까지 이동하기도 하는데, 개발사 빅파이어게임즈는 “최종 맵 크기가 GTA5보다 넓다”라고 자신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3인칭 슈팅(TPS) 시점에서 진행되며, 조준 시 1인칭(FPS)으로 전환할 수 있다. 부위별 타격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헤드샷 판정의 정확도가 높아 ‘손맛’이 강하다.
특히 총기 반동과 피격 리액션의 개선이 인상적이었다. 게임스컴 시연에서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던 타격감이, 이번 빌드에서는 훨씬 묵직하게 전해진다.
이번 버전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도 있었다. 게임스컴 버전에서 존재하던 ‘엄폐 시스템’이 삭제된 것이다. 빅파이어게임즈는 “전투의 흐름을 끊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엄폐 없이 진행되는 전투는 긴박감이 높아졌고, 탄약 관리와 위치 선정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파트1’의 보스 ‘아이언 스매셔’는 공중과 지상을 오가며 전투를 펼치는 강적이다. 기본 총기가 아닌 RPG를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공략이 가능하다. 거대한 해머를 휘두르며 돌진하는 순간의 긴장감과 공중에서 퍼붓는 미사일 공격 등 보스전다운 화려한 연출도 인상적이다.
■ 폐허의 공포를 마주하다, ‘파트2: 챔버17’
‘파트2’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어둡고 좁은 병원 내부에서 크리쳐들과 맞서는 호러 시퀀스로,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특정 구간에서는 문을 여는 크리쳐가 달려들면서 QTE가 발동하고, 다수의 적이 몰려들어 단순 사격보다는 전술적 판단이 요구된다. 크리쳐는 불 속성에 약하므로 화염탄을 활용한 유인 전투가 효과적이다. 보스 ‘울고라스’는 특정 부위를 정확히 명중시켜야만 피해를 줄 수 있는 구조로, 조준 능력을 시험한다.
이처럼 두 파트는 분위기와 구성이 극명히 다르지만, 슈팅의 손맛과 긴장감은 일관되게 유지된다. ‘신더시티’가 단순한 액션 게임이 아닌, 연출과 템포까지 설계된 ‘시네마틱 슈팅’임을 실감할 수 있다.
■ 언리얼 엔진 5가 구현한 ‘서울의 잔상’
‘신더시티’는 언리얼 엔진 5로 개발되어, 폐허가 된 도시의 질감과 빛의 흐름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불길이 치솟는 고층 빌딩, 부서진 차량, 흩날리는 먼지 속 빛줄기까지. “서울이 멸망한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상상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래픽과 조명 연출의 조합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일종의 ‘세계관 경험’으로 느껴진다.
이번 지스타 버전은 싱글 캠페인 중심이지만, ‘신더시티’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을 MMO 기반 택티컬 슈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4인 협력 던전, 대규모 PvE 레이드, 히어로별 전용 임무 등 다양한 콘텐츠가 예정되어 있으며, 2026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신더시티’는 단순한 슈팅 게임이 아니다. 엔씨소프트가 그리는 SF 세계관의 첫 불씨이자, 앞으로 이어질 신작들의 토대다. 현실의 서울을 모티브로 한 무대 위에서, 플레이어는 새로운 전투 방식과 서사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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