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는 다양한 챔피언을 조합해 상대 팀과 대결하는 5대5 대전게임이다. 유저 캐릭터인 챔피언은 전투 방식, 능력치, 스킬 구조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역할군이 배정된다. 순식간에 높은 대미지를 주지만, 체력이 약한 챔피언은 암살자 직군으로 구분된다. 조작 난이도가 높아 안정적인 라인 전투가 가능한 미드 라인 혹은 정글 사냥꾼(정글러)으로 쓰인다.
이런 챔피언과 포지션의 상식을 깬 챔피언도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파이크다. 적을 처치하는 데 특화된 암살자 포지션임에도 서포터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그렇다면 적을 처치해 아군을 돕는 암살자형 서포터 콘셉트는 어떻게 기획된 걸까. 14일, 라이엇게임즈는 개발자 블로그에 챔피언의 기원으로 파이크 개발 비화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파이크 개발 초기에는 암살자형 서포트라는 기획 콘셉트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던 듯하다. 라이엇게임즈 라이언 미렐리스 리드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암살자 서포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초기 단계 평가를 밝혔다. 원거리 딜러가 안정적으로 미니언을 처치하는 과정일 지원하는 것이 서포터의 가치였기 때문이다.
위험 부담이 높은 기획이 진행될 수 있었던 건 서포터 플레이어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파이크가 출시되기 전인 2018년까지, 서포터는 비인기 포지션이었다. 다른 역할보다 승리에 기여할 방법이 제한됐고, 주목도도 높지 않았다. 수동적인 플레이 역시 서포터를 꺼리게 하는 이유였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색다른 플레이 경험(UX)과 챔피언 자체의 매력에 집중한 암살자형 서포터 파이크가 탄생하게 됐다고 한다.
근거는 쓰레쉬의 플레이 지표다. 독특한 콘셉트로 일반게임부터 프로레벨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쓰레쉬, 블리츠크랭크, 라칸 등이 존재했다. 실제로 쓰레쉬 출시 직후에는 서포터 포지션을 선택하는 유저 비중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파이크가 적 챔피언을 아군 쪽으로 끌어당기는 스킬이 가지게 된 것과 무관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파이크를 암살자 역할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됐다. 콘셉트에 맞춰 은신 능력(W스킬 유령 잠수)을 부여하고, 전투를 오래갈 수 있도록 체력 회복 능력을 부여했다. 여기에 적을 처치하면 유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궁극기 깊은 바다의 처형을 더했다. 팀 전투(한타)에서 킬을 하나밖에 기록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암살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반영됐다.
문제도 있었다. 서포터가 킬 스코어를 챙겨도 되느냐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원거리 딜러 혹은 라인에 개입(갱킹)한 정글러에게 양보하는 것이 정착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콘셉트가 골드 분배다. 라이엇게임즈 조너선 풀러 게임 기획자는 “파이크가 골드를 나눠주는 체계는 갈등 해소 차원에서 시작됐다. 3킬을 기록해도 원거리 딜러가 600골드를 얻으면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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