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액션 RPG '패스 오브 엑자일 2(이하 POE2)'의 얼리 액세스가 오는 12월 7일 PC, PS5, Xbox 시리즈 X/S 등의 플랫폼에서 일제히 시작된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8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텐센트가 주최한 미디어 이벤트가 개최됐다. 개발자 인터뷰와 함께 출시 전 본작을 6시간 정도 플레이할 수 있었기에, 그 모습을 전하고자 한다.
'POE 2'는 다양한 클래스의 캐릭터를 사용해 몰려드는 크리처와 싸우며 플레이를 진행하는, 이른바 핵앤슬래시 액션 RPG다. 원래는 전작의 대규모 업데이트 '4.0.0'으로 2019년에 발표되면서 '하나의 게임에서 두 개의 캠페인을 즐길 수 있다'라며 개발이 진행됐다. 하지만, 7개의 챕터에 달하는 너무 큰 프로젝트가 되어 2023년에 속편 출시로 개발 방향이 선회했다. 물론, 'POE 2'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본 플레이가 무료인 Free-to-Play 게임이 될 예정이다.
스토리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작에서 키타바(Kitava)의 죽음으로 잠시 평화가 찾아왔던 레이클라스트에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진 20년 후의 세계가 배경이 될 것이라고 한다. 플레이어는 처형대에서 간신히 탈출해 대하 건너편에 도착한 '엑자일'(추방자/유랑자)이며, 역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최종 6장으로 구성되며, 주요 콘텐츠는 100마리의 보스 몬스터가 100개의 위치에 흩어져 있다. 또한, 240종의 액티브 스킬 젬과 200종의 서포트 젬, 그리고 거미줄처럼 펼쳐진 스킬 트리로 구성된 1,500종의 패시브 스킬(이전에는 2천 개라고 발표했다) 등 엄청난 콘텐츠 분량이 준비됐다.
개발팀을 총괄하는 조나단 로저스 디렉터에 따르면 1장과 2장으로 20시간 정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꽤 오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 얼리 액세스 콘텐츠와 캐릭터 클래스
이번 'POE 2' 프리뷰 행사에서는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 공개될 콘텐츠가 발표됐다.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이는 최종 콘텐츠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 3장까지의 스토리(정식 버전은 6장)
▲ 50종의 보스 몬스터(정식 버전은 100마리)
▲ 6개의 캐릭터 클래스 '워리어', '마녀', '마법사', '소서리스', '레인저', '몽크', '머셔너리'(정식 버전은 12종)
▲ 각 클래스당 2종의 어센던시 클래스(정식 버전은 3종)
'POE' 시리즈의 클래스 콘셉트는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다. 각 클래스는 'Strength(근력)', 'Intelligence(지능)', 'Dexterity(민첩)'의 3가지 특성이 있으며, 전작에서는 3가지 중 하나에 특화된 3종류의 '퓨어 클래스'와 두 가지 특성에 뛰어난 '하이브리드 클래스', 그리고 어느 것에도 특화되지 않고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사이온'의 7가지 클래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POE 2'에서는 3가지 특성과 그 조합마다 2가지의 변형을 둔 12개의 클래스로 바뀌었다. 알기 쉽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배열된 순서는 캐릭터 클래스 명칭 / 특성 / 기본 무기다.
▲ 머로더 - 근력 - 도끼
▲ 워리어(신규) - 근력 - 메이스 / 망치
▲ 마녀 - 지능 - 주문 시전 / 하수인 소환
▲ 소서리스(신규) - 지능 - 원소 마법 / 스테이브
▲ 레인저 - 민첩 - 활과 화살
▲ 헌트리스(신규) - 민첩 - 창
▲ 템플러 - 근력 / 지능 - 플레일 / 방패
▲ 드루이드(신규) - 근력 / 지능 - 쉐이프 시프트 / 스테이브
▲ 섀도우 - 지능 / 민첩 - 단검 / 함정
▲ 수도사(신규) - 지능 / 민첩 - 쿼터 스테이블
▲ 듀얼리스트 - 근력 / 민첩 - 검
▲ 머셔너리(신규) - 근력 / 민첩 - 석궁 / 수류탄
캐릭터 성장에 따라 획득하는 포인트를 각 특성의 패시브 스킬에 배분하는 것은 'POE 2'에서도 변함없다. 물론 근력 특화 직업이라고 해서 다른 특성에 투자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자유롭게 빌드를 구성할 수 있다.
■ 어센던시 클래스 일부도 공개!
전작의 클래스 선택은 단순히 빌드의 시작점에 불과한 느낌이었다면, 'POE 2'의 클래스는 하나하나에 고유한 게임 메커니즘이 준비되어 각 클래스의 특징이 더욱 두드러졌다. 새롭게 등장하는 6개의 클래스를 봐도 그 점이 두드러지는데, 드루이드에 몽크, 머셔너리 등 상당히 독특한 클래스가 즐비한 인상이다.
또한, 거의 모든 스킬이 특정 무기와 연동됐다. 예컨대 전작에도 있던 근접 공격 스킬인 'Bone Shatter'는 이번 작품에서는 워리어만 장착할 수 있는 메이스와 연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클래스의 특징이 더욱 강조된 형태다.
얼리 액세스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어센던시 클래스는 다음과 같다.
▲ 워리어
타이탄 - 스턴, 슬램, 강력한 방어에 중점을 둔 타이탄은 조령을 통해 슬램을 강화하여 적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모든 공격을 막아낸다.
워브링거 -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광폭한 전사. 조령을 불러내어 적을 폭발시킬 만큼의 굉음을 내고 상대를 쓰러뜨린다.
▲ 마녀
블러드메이지 - 생명 에너지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생명을 자원 삼아 파괴적인 공격을 펼친다.
인파나리스트 - 마나가 필요하지 않고, 대신 주문을 시전할 때 열이 발생한다. 지옥의 사냥개를 곁에 두면 악마로 변신할 수도 있다.
▲ 소서리스
스톰위버 - 더 빠르게 시전하고, 더 강력하게 공격하고, 얼어붙게 하는 등 파괴적인 원소 폭풍을 불러일으켜 모든 적에게 충격을 준다.
크로노맨서 - 쿨다운을 초기화하면서 적의 움직임을 늦추거나 시간을 정지시킬 수 있는 강력한 시간 마법을 시전한다.
▲ 레인저
데드아이 - 숙련된 궁수로서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활을 당길 때마다 추가 화살을 발사한다.
패스 파인더 - 독약 플라스크의 달인으로, 마나 물약을 독성 화학 무기로 바꾸어 독성 공격을 마음껏 쌓아 올릴 수 있다.
▲ 몽크
인보커 - 원소 마법을 쉽게 다룰 수 있으며, 그 힘을 이용해 '원소 아바타'로 변신할 수 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도 다양한 능력을 구사한다.
차유라의 아콜리트(Acolyte of Chayula) - 스피릿 마스터리를 어둠으로 변환한다. 어둠은 피해를 흡수하고 적에게 되돌려주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브리치(Breach)에서 힘을 불러내어 대응하는 원소를 혼돈으로 교환한다.
▲ 머셔너리
마녀사냥꾼 - 마법에 대한 높은 방어력과 적들이 밀집한 지역을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주문 사용자를 처치하는 데 이상적이다.
젬링 군단장(The Gemling Legionnaire) - 젬을 자신의 육체에 직접 이식하여 능력을 강화해 다른 직업보다 더 많은 스킬을 다룰 수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프리뷰 이벤트에서 마녀로 플레이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다소 특이한 클래스가 될 것 같은 머셔너리를 선택해 6시간 정도 테스트 플레이를 해보기로 했다.
■ 트윈 스틱 슈터 스타일의 '머셔너리'를 체험해 봤다
조나단 로저스 디렉터에 따르면, '머셔너리'는 비교적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클래스라고 한다. 트윈 스틱 슈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조작 방식을 사용하는데, 키보드 [W]/[A]/[S]/[D]로 이동하고, 마우스로 클릭해 원하는 적을 타겟팅하여 공격하는 형태다.
또한 캐릭터는 전장에 익숙한 분위기의 억양이 강한 목소리로서, 게임 내에서는 'There's not a job out there I won't take... , so long as the pay is good and a crossbow can solve it(내가 맡지 않을 일 따위는 없다, 보수가 좋다면 석궁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었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용병 스타일의 하드코어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지만, 한 번은 잡혀서 교수대에 끌려간 적이 있다. 지금은 누구에게 고용된 것도 아니고, 가는 곳마다 임무를 수행하는 처지에 가깝다.
스킬은 석궁에 장전하는 화살 탄환을 변경하는 스킬 젬이 준비되어 있으며, 이를 스킬 슬롯에 장착하여 슬러그 탄환처럼 만들거나 산탄총처럼 만들 수 있다. 수류탄도 마찬가지로 젬을 장착한 후 설정한 키를 누르면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석궁은 음향 효과로 보아 산탄총과 비슷해 마치 밀리터리 게임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머를 장착한 스켈레톤에는 석궁이 잘 먹히지 않는 듯했지만, 이는 화살을 아머 피어싱 효과가 있는 화살탄으로 바꾸면 된다. 포위당했을 때는 섬광탄이 아닌 기름 수류탄으로 전환해 아머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머셔너리의 또 다른 무기는 [스페이스] 키로 발동할 수 있는 회피 동작이다. 앞뒤, 좌우로 구르며 적의 공격을 피하는 이 행동은 상당히 중요하다. 체험 초반에는 성능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석궁의 비효율성을 느낄 때가 있었지만, 회피 행동을 잘 활용하면 위험한 상황도 무난히 극복할 수 있다.
시연 후반부에 이르면, 스킬을 추가로 습득하면서 마우스 왼쪽 클릭으로 서리 화살을 지정해 상대를 얼려버리고, 오른쪽 클릭으로 화염 화살이나 [Q] 키의 수류탄을 통해 적을 박살 낼 수 있게 된다. 젬의 효과로 석궁은 산탄총뿐만 아니라 돌격소총이나 저격소총처럼 다룰 수 있다. 회피 동작과 조합하여 건슈팅 게임과 같은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전작에서 두드러졌던 중거리 클래스의 딜링에 대한 어려움은 해소된 느낌이다.
■ 방대한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을 익히자!
'POE 2'에서는 아이템에서 젬이 완전히 분리되어 전작처럼 아이템에 젬을 끼워 넣는 소켓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획득한 젬은 전용 창에서 관리할 수 있으며, 젬 소켓 1개당 2개의 서포트 젬을 추가해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이 서포트 젬 슬롯은 최대 5개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여행 중에 'Jeweller's Orbs'라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액티브 스킬을 위한 젬은 주황색, 파란색, 녹색으로 구분된다. 색상은 각각 근력, 지능, 민첩을 의미한다. 이렇게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더 높은 등급의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해당 특성을 상승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캐릭터의 특성 등 기본 성능을 향상하는 패시브 스킬을 획득해야 한다.
'POE 2'의 패시브 스킬 트리는 6개의 기점에서 가지를 뻗어 나가는 형태다. 여섯 개의 기점은 12시 방향에서 시계 방향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됐다.
▲ 주문 시전과 에너지 실드
▲ 스킬 속도와 회피 / 에너지 실드
▲ 사격 무기 피해와 회피
▲ 사격 무기 대미지와 방어력 / 종합 회피
▲ 방어력과 근접 무기 피해
▲ 종합 대미지와 방어력 / 에너지 실드
이렇게 대략적인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다만 1,500여 종에 달하는 패시브 스킬은 중복되는 것이 많고, 또 옆의 트리와 얽혀 하나의 거미줄 같은 형태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근력과 손재주 하이브리드 클래스인 머셔너리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6시 방향의 트리에서 시작하지만, 육성을 진행하다 보면 오른쪽 옆 트리에 있는 회피 등의 스킬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필요한 액티브 스킬을 잠금 해제하기 위해 약점인 지능을 강화하는 플레이어도 있을 것이다.
스킬 트리의 바깥쪽에는 모든 회피 포인트를 방어구로 변환하는 'Iron Reflexes', 플레일에 의한 치명타 적중률 30%와 대미지 보너스를 20%나 주는 'Morning Star', 양손용 도끼, 메이스, 검을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Giant's Blood' 등 매우 강력한 패시브 스킬도 준비되어 있다.
1,500여 종에 달하는 패시브 스킬의 내용을 초반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지만,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생각하며 캐릭터를 육성하면 좋을 것 같다. 때로 골드를 지불하고 재조정하면서 빌드를 추구하는 것이 'POE 2'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 개선된 물약 관리와 6인 온라인 협동 플레이
이번 시연에서 선보인 새로운 요소인 '플라스크 1개 제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플라스크는 물약 등을 담는 유리 용기를 말하는데, 1997년 '디아블로' 이후 체력과 마나를 회복하는 물약 관리는 액션 RPG의 기본 플레이 요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는 오랜 시간 동안 익숙해진 해당 시스템을 새롭게 바꾸기로 결심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체력과 마나 플라스크가 하나로 통합되어 버튼 하나로 회복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긴급 상황에서 인벤토리를 열어 물약을 찾을 필요가 없으며, 유니크/매직 몬스터가 드랍한 물약은 자동으로 플라스크에 채워진다(일반 몬스터는 더 이상 물약을 드랍하지 않는다). 참고로 플라스크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이번 체험에서도 두 번 정도 용량을 확장할 기회가 있었다.
전작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이 변화가 눈에 띄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POE 2'의 보스전은 '다크 소울'과 같은 게임 디자인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플라스크에 충분한 충전량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면 전투 시 캐릭터 조작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로저스 디렉터는 예상했다.
또한 최대 6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며, 마을 게시판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거나 친구를 초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2인 코옵(co-op) 플레이 지원은 발표됐지만, 6인 플레이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크로스 플랫폼 지원으로 PC와 PS5, Xbox 시리즈 X|S의 플레이어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 진가는 얼리 액세스 버전을 플레이하고 나서부터
이번 프리뷰 이벤트에서 아쉬웠던 점은, 어느 한 클래스를 선택해 거의 튜토리얼이라고 해도 무방한 1챕터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점. 6시간은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드랍 아이템을 선별하거나 빌드를 진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지난 6월에 있었던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해당 클래스의 초기 상태만 체험했을 뿐이다.
적어도 3장부터 플레이할 수 있는 세이브 데이터라도 준비되어 있었다면 더 멋진 시츄에이션과 화려한 스킬로 파워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결국 'POE 2'의 진가는 얼리 액세스 버전을 플레이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얼리 액세스에 참여하려면 '서포터즈 팩'을 구매해야 한다. 11월 22일 새벽에 진행된 'GGG 라이브'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PC(스팀 및 에픽게임즈)와 PS5, Xbox 플랫폼에서 30달러(옵션 포함)의 서포터즈 팩 판매는 이미 시작됐다.
상위 서포터즈 팩에는 티셔츠와 추가 액세스 키를 얻을 수 있는 특전이 있으며, 전작에서 '평생 서포터즈' 칭호를 받은 사람에게는 자동으로 키가 배포되는 혜택도 준비됐다.
12개의 클래스에 3개의 어센던시와 36개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준비되어 전작보다 볼륨을 키운 이번 작품. 핵앤슬래쉬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기다려온 얼리 액세스가 될 것이니, 초기부터 게임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서포터로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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