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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향의 문화이야기] 의도를 드러내 공감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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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한복 디자이너와 한류 문화예술인의 협업으로 개발한 한복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그런 동시에 역량 있는 한복 브랜드의 해외진출을 돕고자 지난 2020년부터 <한복웨이브>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실제로 해당 프로젝트에는 지난해 배우 수지와 2022년에는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관련 한복 화보 촬영에 참여한 바 있고, 올해는 배우 김태리가 화보의 주인공이라 한다.,

이 한복 화보는 매거진 마리끌레르 코리아를 통해 공개되는 것은 물론, 영상으로도 제작돼 12월 24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브로드웨이 전광판에 공개될 예정이다. 또 12월 23일부터 29일, 일주일의 기간 동안에는 프랑스 파리 시타디움 코마르탱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도 이를 볼 수 있다.

사전 공개된 화보컷들을 보니, 그 특색 있고 아름다운 한복의 모습들과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정년이’ 등을 통해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태리의 신비로운 매력도 잘 담겼다. 한데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내가 만약 K-POP을 시작으로 하여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미국인 또는 프랑스인이라면 어떨까. 오리엔탈이라는 글자 속에 한국의, 또 중국의, 일본의 문화를 구분할 줄도 모르고 그저 BTS와 블랙핑크가 너무 좋아 한국이 좋아졌고, 이제 슬슬 K드라마에 빠지기 시작한 외국인이었다면 과연 이 한복 화보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까하고 말이다.

아마도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또는 프랑스 파리에서 길을 가던 중 대형 전광판에 흘러나온 본 화보 영상을 보고 그저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을지. 한눈에 <한국>의 한복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의도를 드러낼 단서가 부족하단 이야기다. 정치적, 문화적 논란까지 고려해 은근한 아름다움만 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때로는 선명히 의도를 드러내야 공감을 받을 수 있기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국립국악원에서는 게임 음악을 우리 선율의 느낌을 담뿍 담아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를 12월 18일부터 20일, 3장의 싱글 음반으로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에 앞서 17일 ‘사전 청음회’도 열었다. 본 음반에는 ‘나이트 크로우’, ‘PUBG: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3개 게임의 주제곡과 배경음악이 수록됐다.

이번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에는 그간 영화 및 드라마 등에 다수 참여한 김진환 음악감독과 서울대 작곡과 이지수 교수가 편곡을 맡고, 국립국악원의 정악단과 창작악단이 연주에 참여했다. 한 곡, 한 곡이 기존 게임 OST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동시에, 전통음악의 시김새와 장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악기의 특색 또한 잘 드러냈다.

그러나 이 좋은 시도와 관련해 ‘왜 이러한 시도를 진행하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부족해 이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청음회를 통해 김진환 음악감독을 비롯해 이지수 교수가 편곡에 있어 어떤 부분을 주안에 두었는지 등 설명도 했지만, 관련해 국립국악원 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등에도 이런 이색적 시도의 의도, 의미는 크게 설명되어 있지 않다.

나이트 크로우나 배틀그라운드의 최고 동시 접속자가 얼마인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결승전의 동시 접속자가 얼마나 많았는지 등 각 게임의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정보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공감과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보다 명확히 프로젝트의 의도를 드러내면 더 좋지 않았을지. 

앞서 국립국악원은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손을 잡고 '게임과 국악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메이플스토리 및 리니지 등 국내 인기 게임의 OST를 국악으로 재해석하여 13장의 싱글 음반을 선보인 바 있다. 또 펄어비스와도 ‘검은사막’의 OST를 국악으로 제작해 2024 파리올림픽 코리아하우스에서 뮤직 비디오까지 상영한 바 있다.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오프닝 공연에서는 국악으로 풀어낸 게임 OST 무대가 관객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게임을, 또 우리 국악을 알리기 위해 이토록 좋은 활동들이 이어지는데, 그 일련의 활동과 금번의 새로운 음반 발매 소식 등이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진다면 더욱 좋지 않을지. 보다 많은 게임 플레이어와 대중의 눈과 귀가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에 머물기를 바라는 맘에 덧붙여 본다.

이미지 출처: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
이미지 출처: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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