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일찌감치 다양한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신작 출시를 발표하면서 난전을 예고했다. 이른바 서브컬처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이다. 각자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어떤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일지 눈치 경쟁을 펼치면서 서브컬처 시장도 어느새 레드오션이 됐다.
그런 와중에 위메이드커넥트가 지난 1월 16일, 토종 서브컬처 장르에 출사표를 내고 '로스트 소드'를 출시했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코드캣에서 개발한 '로스트 소드'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서브컬처 게임 개발과 함께 서비스 확대의 시발점이 될 게임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출시 초반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데 이어 설 명절에는 매출 순위 5위까지 등극하면서, 신년부터 서브컬처 장르의 인기를 견인했다. 게임업계 비수기라 불리는 연초 시즌에 출시해 틈새시장을 노리면서 무난히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 천박한 패배 모션으로 시선 집중 성공
많은 서브컬처 게임에서 핵심인 미소녀 캐릭터는 이제 단순히 '예쁘고, 아름답다'라는 수준에서 그 이상의 뭔가를 요구하고 있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당연히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이고 이제는 캐릭터 자체가 풍기는 매력이 중요해졌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고퀄리티의 일러스트를 선보이거나, 캐릭터와 찰떡인 성우를 기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됐다. '로스트 소드'는 한 발 나아가 후방 주의가 필요한 패배 모션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전파하고, 궁극적으로 게임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로스트 소드' 패배 모션은 캐릭터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무기가 부서지고, 의상이 찢어지면서 민망한 포즈로 바닥에 나뒹군다. 천박하고, 경박하지만 역설적으로 패배 모션을 통해 많은 서브컬처 중 자신의 포지션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하여 신선하면서도 확고한 콘셉트를 정립했다.
일반적으로 패배 모션은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하는 등 전투에서 패배했을 때만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을에서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캐릭터의 패배 모션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패배 모션을 일종의 콘텐츠로 취급해 개발노트에서도 캐릭터 소개와 함께 패배 모션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정도로 확실히 (남성)유저들의 겜심을 제대로 자극했다.
■ 친숙한 아서왕의 전설 이야기
'로스트 소드'의 스토리는 이세계물로서, 현실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에단이 판타지 세계인 브리타니아로 이동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시대는 중세 카멜롯 전설이 배경으로서, 친숙한 아서왕의 전설과 엑스칼리버 등을 소재로 활용했다.
덕분에 전체적인 배경 스토리가 낯설지 않고, 과도한 고유명사를 자제하면서 이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비주얼 노벨을 보듯 가볍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스토리 곳곳에 있는 코믹 요소가 재미를 더해주고, 풀 보이스 더빙을 통해 몰입도를 높여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과 명확한 성격도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입이 험하고 낯가림이 심한 은둔형 외톨이 모르가나, 한탕을 위해 슬라임 경주 도박에 빠진 엘리자베스 공주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들과 에반의 티키타카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 고퀄리티 컷신이 더해진 전투
전투는 5명의 캐릭터로 덱을 구성하고, 전열과 중열, 후열에 각각 캐릭터를 배치해 횡스크롤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연스럽게 전열에는 방어력이 높은 탱커나 딜탱, 중열에 딜러, 후열에 힐러를 배치하는 구조로서 실제 이런 배치가 원활한 스테이지 클리어에도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하나의 스테이지는 90초 동안 진행되기에 제한된 시간 동안 보스를 쓰러뜨리지 못해도 실패로 처리된다. 따라서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함과 동시에 더 높은 데미지를 주기 위한 덱 구성을 고민하게 만든다. 예컨대 캐릭터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는데, 화상에 걸린 적에게 더 높은 데미지를 주는 캐릭터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화상상태 이상을 부여하는 캐릭터와 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빙결, 감전, 공포, 속박 등 다양한 상태 이상이 존재해 이와 연계하여 덱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특히, 횡스크롤 전투임에도 각종 임팩트 넘치는 스킬 효과를 더해 2D라는 평면적인 구성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전투를 펼치는 와중에도 적들이 패배 모션으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거나, 바닥에 흐트러진 각종 재화도 그렇다. 궁극기를 사용할 때는 고퀄리티 애니메이션 컷신이 나오는데, 컷신의 시간을 꽤 적절하게 배분해 스킵이 생각나지 않으면서 전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몇몇 캐릭터의 궁극기 애니메이션은 패배 모션 못지않은 팬 서비스 정신도 투철하다.
캐릭터 성장은 레벨업, 특성, 초월 등이 존재하며 등급으로 분류된 장비를 착용해 강화도 할 수 있다. 캐릭터 조각을 모으면 공명을 통해 캐릭터 전용 카드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20레벨 이후에는 특성을 오픈해 무작위로 세 가지 스탯을 부여하는 등 캐릭터 성장 요소는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또한, 호감도에 따라 스탯 상승이 있으며, 개별 스토리도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스테이지 돌파 중에 막혀도 여러 경로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존재하며, 방치형 요소를 통해 일정 시간 동안 경험치와 골드, 장비 등의 여러 재화를 꾸준히 제공해 준다.
■ 다양한 전투 관련 콘텐츠들
메인 스테이지 외에도 다양한 전투 관련 콘텐츠가 준비됐다. 요일별로 바뀌는 보스를 상대해 데미지로 점수를 경쟁하는 ▲보스 레이드, 다른 유저와 겨루는 비동기식 PvP 콘텐츠 ▲콜로세움, 던전 탐험의 재미를 더한 ▲미궁, 각 층에 있는 보스를 쓰러뜨려 다음 층에 도전하는 ▲오베론의 탑 등이다. 또한, 골드나 경험치북, 장비 파밍 등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던전도 존재한다.
그중 미궁은 로그라이크 방식을 취해 흥미를 더한 콘텐츠다. 마치 미궁을 탐험하듯 선택지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와 버프 및 디버프가 발생하면서 덱에 전체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택에 따라 체력이 깎이거나 사망한 아군을 부활시키는 등 돌발 이벤트도 가득하며,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면 랭킹에 따라 보상을 지급한다.
■ 아낌없이 퍼주는 캐릭터
가챠는 캐릭터와 펫으로 간단하게 구성했다. 특히, '로스트 소드'는 비슷한 부류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리세마라가 필요 없을 정도로 덱의 구성이 자유롭고, 4, 5성급 캐릭터를 꽤 잘 주는 편이다. 5성급 캐릭터의 픽업 확률은 캐릭터 개별로는 0.1250%지만, 전체로는 3%라 유저 지향적으로 책정된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천장 시스템을 통해 누적 소환 10회에 4성, 120회에 5성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 승계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얻어도 덱 전환이 자유롭다. 캐릭터 승계는 기존에 육성한 캐릭터에 쏟은 경험치를 다른 캐릭터에게 전달해 주기에 그만큼 성장 재화를 아낄 수 있으며, 승계 시 따로 필요한 아이템도 없다.
■ 불쾌하지 않은 노골적 천박함
'로스트 소드'는 출시와 함께 패배 모션으로 입소문이 나며 유명해졌지만, 현재의 인기는 탄탄한 게임성이 받쳐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즉, 패배 모션은 유저에게 어필하거나 흥미를 끄는 요소로서 작용했고, 이후에는 부담 없는 스토리와 전투, 컷신, 육성 등 기존 서브컬처와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패배 모션으로 시선 끌기 전략은 확실히 성공한 셈이다. 마치 시프트업의 '니케'가 공격 시 흔들리는 둔부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후 '니케'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서사와 함께 버스트를 활용한 덱 구성의 전투 등을 앞세워 서브컬처 흥행을 주도하고 있듯이 '로스트 소드'의 이후 행보에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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