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보관을 위해 쓰는 다양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NAS다. 그리고 이 NAS의 절대 강자는 누가 뭐래도 시놀로지다.
그런데 시놀로지가 최근 출시한 NAS 신제품인 디스크스테이션(DiskStation) DS925+부터 새로운 하드디스크 호환성 정책을 전격 도입하며, 시장과 사용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정책은 시놀로지 브랜드의 하드디스크(HDD)만 정상적으로 인식·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으로, 기존에 허용되던 타사 HDD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엔터프라이즈급 NAS에서는 안정성 확보를 이유로 인증된 HDD만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약간의 불만이 있더라도 이해할 만한 정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규모 기업과 고급 개인 사용자를 겨냥한 보급형 플러스(+) 시리즈까지 이 정책이 확대 적용됐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다양한 리뷰어들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신형 DS925+에 시놀로지 호환성 리스트에 없는 씨게이트, WD 등 유명 HDD를 장착하면 저장소 풀 생성 자체가 불가능해 데이터 저장이 막혔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호환성 리스트 자체의 불완전함이다. 예를 들어, 씨게이트의 아이언울프 4TB 모델의 경우 ST4000VN006는 호환되지만, ST4000VN008은 쓸 수 없다. 두 모델 모두 NAS용 드라이브임에도, 단지 모델명이 다르다는 이유로 하나는 사용 가능, 다른 하나는 불가 판정이 내려진다.
이처럼 세부 모델명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현실은 소비자에게 큰 혼란과 불편을 초래한다. 실제로 시장에서 동일 제품군 내 세부 모델명까지 인지하고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정책으로 인해 시놀로지 NAS 사용자들은 HDD 선택의 폭이 극도로 좁아졌다. 시놀로지 NAS를 쓰기 위해서는 자사 브랜드 제품만을 강제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부품 교체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가격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존에 비해 A/S, 기술지원 등도 비인증 드라이브에는 제한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물론 시놀로지 측도 할 말은 있다. NAS 시스템 안정성과 호환성, 성능 향상을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7,000시간 이상의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드라이브만을 공식 지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시놀로지는 HDD를 만들지 않는다. 시놀로지 브랜드의 드라이브 역시 씨게이트 등 기존 HDD 제조사의 제품에 커스텀 펌웨어만 적용한 형태다. 펌웨어만으로 HDD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시놀로지가 NAS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자신들에게 종속시키는 '벤더 락인'(Vendor Lock-in)이라고 할 수 있다.
시놀로지의 HDD 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관리와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용자 신뢰 하락과 시장 내 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NAS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앞으로는 HDD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과연 이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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