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한국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5(NDC25)' 개최됐다. 행사 기간 중 넥슨코리아 본사 근처에 위치한 민트로켓의 사무실을 방문해 보았다.
민트로켓은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의 개발사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넥슨의 서브 브랜드로 출범한 팀이었지만, '데이브 더 다이버' 출시 후 2024년 9월에 법인화를 완료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디렉터이자 민트로켓의 CEO를 겸임하고 있는 황재호 대표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민트로켓의 설립과 법인화 과정,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선정 이유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Q :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황재호 대표는 법인화 이후 민트로켓의 CEO를 맡고 계시지만, 민트로켓 설립부터 계속 리더 역할을 해오셨나요?
황재호 대표: 서브 브랜드 시절에는 디렉터로 근무했습니다. 다만 최고 경영자는 부사장이 겸임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특별히 누군가에게 관리받는 것 없이 꽤 자유로운 위치였죠. 하지만 그 역시 미묘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사업과 개발을 통합하게 되었고, 그 시점에 제가 리더가 되었습니다.
Q : 민트로켓 자체는 어떤 경위로 만들어졌나요?
황재호 대표: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최근 게임 업계는 성공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개발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대형 게임의 성공률이 떨어지거나, 인원이 적은 팀이 대성공을 거두는 등 말이죠. '발라트로'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같은 게임들의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대형 기업은 이미 인기 있는 타이틀의 후속작이나 리메이크 등 예측하기 쉬운 것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Q : 한 번의 실패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황재호 대표: 다만,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이 주력인 넥슨의 경우, 그런 움직임도 어려워 상당한 투자를 통해 신규 IP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장르에만 손을 뻗을 수밖에 없습니다.
넥슨은 대규모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창의적인 게임도 만들어온 회사입니다. 물론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지만, 그 자세는 계속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계속 반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보다는 리스크를 줄이고 소규모 타이틀로 도전해 나가기 위해 탄생한 것이 '빅 앤드 리틀 전략'입니다. 여기서 '빅'은 성공률이 높은 게임, '리틀'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의미합니다. 그 리틀을 담당하는 브랜드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민트로켓이었습니다.
Q : 처음부터 리틀 쪽을 담당하셨군요. '데이브 더 다이버'가 처음에는 인디 게임 같은 분위기였던 것도 의도적인 것이었나요?
황재호 대표: 아니요, 오히려 우리는 인디 게임 느낌을 내려고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원래 넥슨에서 개발했기 때문에 인디 게임과는 무관했죠.
다만 소규모 팀으로 게임을 만들다 보니 아트 스타일이나 게임 시스템이 독특해지기 쉬워서, 그런 점에서 인디 게임으로 인식되었나 봐요. 왜인지 인디 게임 어워드에도 노미네이트되어서 “넥슨 게임인데?”라고 지적받기도 했지만, 우리가 신청한 건 아니에요(웃음).
Q : 지난해 서브 브랜드에서 법인화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황재호 대표: 넥슨은 대형 게임을 개발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최적화된 회사입니다. 회사의 시스템이 이에 맞춰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게임을 개발해도 같은 프로세스가 적용되어 결국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거죠.
이 문제를 경영진과 논의했을 때, “그건 제대로 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해 주셨고, 그 해결책으로 법인화 논의가 나왔습니다.
Q : 하지만 기대하던 히트작을 만든 개발사를 넥슨에서 분리해 버린 것이 정말 좋았을까요? 게다가 주력 분야인 라이브 서비스형이 아닌, 일회성 구매형 게임으로 탄생한 신규 IP인데 말이죠.
황재호 대표: 저도 놀랐습니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주신 거죠. 역시 넥슨은 무엇보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CEO를 맡게 될 줄은 생각하지 않았지만(웃음).
Q : 민트로켓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나요?
황재호 대표: 결정한 건 제가 아니라 당시 부사장이었는데, 귀여운 이미지의 민트와 빠른 이미지의 로켓의 조합이에요. 저는 반대했죠. 뭔가, 아재스럽지 않냐고 하면서요(웃음).
하지만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졌어요. 법인화할 때 변경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민트로켓으로 기억되고 있고, 지금 변경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서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Q : '데이브 더 다이버'는 컬래버레이션에 적극적인 타이틀이지만, 왜 이런 방침을 취하고 계신가요?
황재호 대표: 컬래버는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에요. 저는 중세나 SF보다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더 좋아하고, 그쪽이 협업도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죠. 다행히 '데이브 더 다이버'가 성공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컬래버를 할지 고민할 때, 처음 생각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인기를 얻은 낚시 게임 '드레지(DREDGE)'였습니다. 커뮤니티 분들이 추천해 주셨고, 저도 좋다고 생각해서 드레지 커뮤니티에 "컬래버 해주세요"라고 직접 말하러 갔는데, 반응이 없었어요. 아마 스팸으로 생각하셨나 봐요. 진짜 디렉터가 이런 말을 하러 올 리가 없다고 말이죠.
Q : 스팸 취급을 받으셨군요(웃음).
황재호 대표: 결국 DM으로 "본인입니다, 정말로 하고 싶습니다"라면서 부탁했어요(웃음). 그렇게 실제로 해보니, '데이브 더 다이버'의 세계관은 유연해서 어떤 컬래버도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고질라'와 컬래버하기로 결정했어요.
Q : 고질라 컬래버는 황재호 대표의 취향이었군요.
황재호 대표: 저는 ‘고질라 디펜스 포스’의 디렉터를 맡았던 적이 있어서 연결고리도 있었어요. 그래서 연락을 취했더니, 승인을 받을 수 있었죠.
Q : 고질라 컬래버는 정말 인상적이었네요.
황재호 대표: 사실은 가장 좋아하는 킹기도라를 내고 싶었는데, 목이 3개라서 만들기가 어렵다고 해서… 다음으로 좋아하는 에비라를 내기로 했어요. 심해에 잠수하는 에비라는 '데이브 더 다이버'와도 잘 어울리니까요.
Q : '발라트로'와의 컬래버도 의외였네요.
황재호 대표: 그건 해외 행사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 티셔츠를 입고 있었더니, 퍼블리셔 측에서 “컬래버 안 할래?”라고 제안하더군요. 저도 마침 비행기에서 '발라트로'를 플레이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좋다고 했죠.
Q : 다양한 흐름으로 컬래버가 결정되는군요. '용과 같이'는 어땠나요?
황재호 대표: '용과 같이'는 제가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도쿄 게임쇼 기간에 세가에 직접 찾아가서 허락을 받았습니다. 컬래버는 좋아하는 콘텐츠와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제가 직접 움직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Q : DLC로 준비 중인 '데이브 더 다이버 인 더 정글'은 어떤 내용인가요?
황재호 대표: 이름 그대로 정글 도시가 무대입니다. 이 DLC에서는 바다 대신 호수에 잠수해서 담수어(민물고기)가 등장합니다. 또한, 도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생활 요소도 준비했습니다. 원래 2025년 출시를 계획했지만,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다 보니 규모가 커져서 2026년 상반기로 출시가 연기되었습니다.
Q : '데이브 더 다이버'의 미래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황재호 대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이 정도로 성공할 줄 몰랐던 타이틀이었습니다.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을 때도 평가가 높았지만 목표했던 수치에는 미치지 못했고, 위시리스트나 유튜브 조회수도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600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고, 해외 어워드도 수상했으며, 가장 원했던 컬래버까지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욕망도 충족되었고, 게임으로서 여기서 끝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트로켓이 법인으로 전환되며 이 회사의 주요 IP가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것은 플랫폼 확장입니다. 닌텐도 스위치 2는 당연히 대응할 예정이며, 중국에서는 모바일 버전이 개발 중입니다. DLC도 '인 더 정글'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이 IP를 활용한 다른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니 기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Q : 그런데, '데이브 더 다이버' 자체는 원래 어떤 경위로 탄생한 게임인가요?
황재호 대표: 바다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과거 한국에서 '한국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제주도에 살던 때였습니다. 바다를 던전으로 삼아 잠수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다이버들은 모두 근육질이고 멋있잖아요.
저도 리드 아티스트도 조금 이상한 캐릭터를 만드는 걸 좋아해서, 이른바 미형 캐릭터와는 다른 방향을 가고 싶었어요. 미형 캐릭터는 이미 많으니까요.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뚱뚱한 다이버를 주인공으로 삼기로 했죠. 데이브라는 이름은 '뚱뚱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해요(웃음).
Q : 법인화된 이상, '데이브 더 다이버'만 계속 만들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신규 타이틀은 계획되어 있나요?
황재호 대표: 실제로 몇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도 있고, 완전 신작도 있죠.
Q : 규모로는 '데이브 더 다이버'와 같은 ‘리틀’ 규모인가요?
황재호 대표: 그렇습니다. 작은 게임으로 성공했으니 다음은 큰 것을 만들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은 소통이 쉬운 규모의 인원으로 만드는 독특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Q : 신작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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