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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쟁의 최전선에 선 게이머들, 게임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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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 더 나아가서 세계 경제의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다. 단순한 세금의 부과나 세율을 넘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전쟁의 뒤에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를 둘러싼 양국의 신경전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기술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이 미국 외에서 만들어진 반도체에 1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카드에 사실상의 매출세를 부과하며 중국 수출을 노골적으로 통제하는 상황은 그 긴장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평범한 소비자들과 게이머들이다. 국경을 초월해 기술을 발전시켜 온 기업들은 이제 안보와 규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고뇌하고 있는 상황이다.

 

■ 기술의 정치화, 엔비디아의 매출세와 인텔 CEO의 굴욕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와 젠슨 황 (출처-크래프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와 젠슨 황 (출처-크래프톤)

얼마전 그래픽카드와 AI의 최전선에 있는 엔비디아 젠슨 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고, 그 뒤에 중국에 파는 고성능 AI칩 매출의 약 15를 이른바 매출세 개념으로 납부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며 사실상 매출의 상당 부분을 규제 비용으로 떠안게 하는 것은,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 활동을 국가가 직접적으로 제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 고성능 칩을 판매하는 것이 맞는가 아닌가 하는 부분을 넘어서, 이는 결국 기업의 이윤을 감소시키고, R&D 투자를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의 노골적인 기술 간섭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얼마 전 취임한 인텔 CEO 립부 탄의 과거 친중 행보를 문제 삼아 노골적인 사퇴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물론 인텔은 눈치를 보면서 이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젠슨 황은 대만 출신, 립부 탄은 중국계 말레이시아 출신이지만 미국 국적자이기도 하다. 

위기의 인텔 CEO 립부 탄 (출처 : 인텔)
위기의 인텔 CEO 립부 탄 (출처 : 인텔)

이런 상황은 미국과 중국의 차세대 기술 주도권 싸움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으로까지 번졌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기술 혁신을 이끌 리더십마저 정치적 잣대로 재단되는 시대에, 기업들은 오로지 기술력만으로 승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중국 역시 이러한 통제에 맞서 엔비디아 칩셋의 백도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산 칩에 대한 불신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기술 생태계에 깊은 불신의 씨앗을 뿌려,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하는 악순환을 만들 뿐이다.

 

소비자와 게이머의 지갑을 노리는 규제의 그림자

문제는 이러한 미-중 갈등의 직접적인 피해는 결국 소비자와 게이머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기술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생산은 중국이 앞장서는 두 거대 시장의 협업이 반복으로 돌아서면서, 공급망은 비효율적으로 변하고 규제 비용은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게이머들은 더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원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 기술적 성능의 비용이 아닌, 정치적 갈등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기업들은 각 시장의 규제에 맞춰 별도의 제품을 개발하거나, 특정 시장의 제품 출시를 포기해야 한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더 적은 선택지 속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술과 게임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가치를 추구해왔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기술로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전 세계의 게이머들이 함께 즐기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기술이 정치적 볼모로 잡히고, 게이머들의 즐거움마저 제한하려는 시도로 다가오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명분 아래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자유를 희생시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인류의 발전을 외치던 기술 기업들의 이상이 무색해진 지금, 이 비극적인 상황의 종식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당장 다음달 선보일 아이폰17의 가격인상이 예고되어 있다. 지금은 아이폰에서 시작하지만, CPU, 그래픽카드로 이어지고, 더불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이어지면 거의 모든 IT 제품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진다. 규제로 불필요한 비용이 늘어나는 시대가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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