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2026년 기대작 '붉은사막'의 새로운 시연 버전을 20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게임스컴 2025'에서 공개했다.
국내외 게임쇼에 꾸준히 출석하며 붉은사막의 재미를 전하는 펄어비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게임스컴에 출전했다. 작년에는 저마다의 개성과 패턴을 보여주는 보스전 4종으로 다채로운 전투 매커니즘을 선보여 호평을 자아낸 바 있다.
올해는 실질적인 파이웰 대륙의 모험을 전해주고자 초중반 퀘스트 데모를 선보였다. 특히, 체험 시작과 함께 격렬한 전투가 펼쳐지는 대규모 전장에서 병사들의 외침과 무기가 맞부딪히는 금속음,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포탄의 궤적까지. 마치 실제 전쟁 한복판에 던져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스케일 넘치는 전장을 만나게 된다.
■ 원소 시스템과 전략적 화살 '효시'
이번 시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보다 정교해진 전투 시스템이다. 플레이어는 전장에서 다양한 전투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강력한 기술로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제압하는 손맛은 물론, 몰려오는 적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회피하는 역동적인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막거나 회피하고, 보조 무기를 자유롭게 전환하는 전투 역시 붉은사막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섭리의 팔찌'는 전투의 전략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불, 번개, 얼음 원소를 활용해 클리프의 공격을 강화하는 이 아이템은 속성에 따라 적에게 적용되는 효과가 다르다. 예를 들어, 화살을 불 원소로 강화하면 폭발 화살을 사용할 수 있고, 클리프의 한손검을 얼음 원소로 강화하면 적을 얼려 단번에 부술 수 있다.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유용한 '효시' 시스템도 눈에 띈다. 효시는 지정하는 위치에 아군의 폭격을 요청하는 화살로, 적을 처치하는 목적 외에도 적의 보급소나 감시탑을 무너뜨리는 등 전략적 활용도가 높다.
■ 몰입도 높인 스토리텔링과 시네마틱
이후 클리프의 여정을 토대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짧지만 강렬하다. 주인공 클리프가 속한 회색갈기단과 검은 곰 세력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구조를 볼 수 있고, 동료들과 흩어진 클리프는 파이웰 대륙을 횡단하며 동료 웅카를 찾아 나선다.
칼페이드 지역에서 웅카의 행방을 알게 되지만, 그곳은 이미 반란군과 검은 곰 세력이 주도하여 혼란에 빠진 상태다. 영주 스테판 랜포드의 부하 카시우스 모턴이 주도한 반란으로 칼페이드는 함락 위기에 처하지만, 클리프의 활약으로 반란을 저지하면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대포로 적의 거점을 파괴하거나 대규모 전투를 펼치는 등 동료 웅카와 재회하면서 스토리에 재미를 더해갔다. 해당 퀘스트의 최종 목적은 반란의 수괴 카시우스 모튼을 처치하며 칼페이드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시연 스토리가 마무리된다.
■ 패턴 차별화된 보스전의 진화
데모 중반에 등장하는 '검은 곰' 적은 일반 병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체구와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잡기 기술이 통하지 않으며, 무기를 휘두르거나 플레이어를 공중에 띄워 큰 피해를 입히는 등 다양한 패턴을 구사하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데모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카시우스 모턴'과의 보스전은 더욱 정교한 전투 설계를 보여준다. 철퇴와 방패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카시우스는 일반적인 전투 패턴을 넘어 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공격 전략이 필요한 보스로 설계됐다.
이 전투에서는 카시우스의 무자비한 공격을 회피하며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입혀 그로기 상태에 빠트리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카시우스의 공격을 역이용해 주변 기둥을 무너뜨린 뒤, 그로기 상태에 빠진 카시우스에게 쓰러진 기둥을 들어올려 무기로 사용하는 창의적인 전투 메커니즘이 인상적이다.
■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압도적 표현력
기존에 선보인 보스전 데모와 비교하면 클리프를 조작해 파이웰 대륙의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붉은사막의 광활한 오픈 월드와 게임성을 실감할 수 있는 체험이었다.
따라서 시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뛰어난 시각적 표현력이었다. 펄어비스의 자체 엔진인 블랙스페이스를 통해 구현된 파이웰 대륙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광의 표현, 날씨 변화의 디테일, 그리고 원거리까지 세밀하게 그려진 산맥과 절벽의 풍경은 탐험 자체를 하나의 즐거움으로 만들어주었다.
전투 중에도 주변 환경이 단순한 배경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세계로 느껴졌다. 전쟁터를 뒤덮은 연기와 불길,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전은 긴장감을 한층 더해주었다. 클리프는 칼 외에도 창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으며, 카시우스 모턴과의 보스전에서 들려주는 긴박한 음악은 긴장감을 더해줬다.
시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삽입되는 시네마틱 장면도 눈에 띄었다. 각 인물들의 개별적인 사연과 고유의 애니메이션이 충실히 구현되어 NPC와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컷 신과 게임플레이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연결이 게임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돋보였다.
이를 통해 클리프와 웅카의 재회 장면이나 각 순간들이 억지스럽지 않게 연결되며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단순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2026년 출시 기대감 증폭
아직 시연 버전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붉은사막이 보여준 잠재력은 충분히 기대할 만했다. 특히 대규모 전투의 스케일과 뛰어난 그래픽 품질, 그리고 전투 시스템의 전략적 깊이는 2026년 정식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높여주었다. 완성된 게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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