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9일 00시, 국내와 대만에서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아이온2’가 정식 출시한다.
17년 만의 귀환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지스타 2025 현장에서 첫 공개 시연을 선보일 ‘아이온2’는 과거의 향수와 새로운 세대의 감각을 절묘하게 결합한 정통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원작의 핵심인 천족과 마족의 대립, 날개를 활용한 ‘비행’ 시스템, 8종의 개성 있는 클래스는 그대로 계승되었고, 기술적 제약으로 구현하지 못했던 콘텐츠를 이번 작품에서 대폭 확장했다.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세대의 아이온’을 선언한 셈이다.
■ 이제는 ‘아이온 라이크’의 시대, 달라진 BM
엔씨소프트는 이번 작품을 두고 “MMORPG의 본질 회복”을 목표로 내세웠다. ‘아이온2’는 그 출발선부터 전작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한다.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라, 유저 친화적 BM(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아이온 라이크’라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려는 시도다.
가장 큰 변화는 확률형 구조의 탈피다. 멤버십과 외형 꾸미기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 기반 BM을 도입하며, “과금보다 플레이 경험”을 우선하는 구조를 실험한다. 개발 초기부터 BM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고, 엔씨소프트는 총 다섯 차례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투명하게 정책을 공개하며 “달라진 엔씨소프트”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 커스터마이징만 200종, 여전한 ‘개성의 자유도’
지스타 시연 버전은 약 30분간의 플레이 타임이 제공된다. 시작부터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200여 종에 달하며, 머리카락 투톤 컬러, 오드아이, 체형 비율 조정 등 최신 트렌드를 모두 담았다.
최근에는 AI 커스터마이징이 늘고 있지만, ‘아이온2’는 방대한 세부 옵션을 직접 조합하는 재미로 대응했다. 8등신의 미형 캐릭터부터 작고 귀여운 체형까지 폭넓게 구현할 수 있으며, “이건 내가 만든 아바타다”라는 만족감이 확실하다. 다만 시연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커스터마이징은 10분 이내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 자동 없는 ‘수동의 재미’, 강화된 액션성
캐릭터 생성이 끝나면 8개의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 던전 ‘우루구구 협곡’을 체험하게 된다. 전투 방식은 두 가지로 제공된다. 기본은 에임 기반의 ‘아이온2 모드’, 그리고 클릭 이동이 가능한 클래식한 ‘아이온1 모드’다. 두 가지 모드는 </>키로 플레이 중에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아이온2 모드’는 화면 중앙의 점이 에임 역할을 하며, 타겟 지정 후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Tab 키로 타겟을 고정하면 보다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반면 ‘아이온1 모드’는 과거 MMORPG 감각에 익숙한 이들에게 친숙한 조작으로, 마우스 클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온2’는 자동 이동이나 자동 전투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모든 이동과 전투는 플레이어의 손끝으로 이뤄진다. 논타겟팅 기반의 전투 시스템에 ‘후판정’을 더해, 타이밍과 회피가 승패를 가르는 구조다.
스킬 쿨타임 중에도 평타를 섞어 딜을 유지해야 하며, 몬스터의 장판 공격을 피하면서 공격 타이밍을 맞추는 리듬이 중요하다. “피지컬이 실력이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전투다.
■ 여전한 비행의 재미, 그리고 ‘신성한 아울도르’
‘우루구구 협곡’의 중간 구역에서는 중간 보스급인 ‘바람술사’를 쓰러뜨리면 ‘바람길’이 열린다. 날개를 펴고 지정된 바람길로 뛰어들면 하늘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할 수 있는데, 이 짧은 구간이 바로 원작의 상징이었던 ‘비행’ 감각을 완벽히 재현한다.
마지막 보스 ‘신성한 아울도르’는 수동 전투의 절정을 보여준다. 다양한 형태의 장판 공격과 속박, 타겟 고치 패턴 등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특히, 날개를 활용해 넓고 긴 리치를 자랑하는 만큼 뒤를 잡아 공격을 넣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플레이를 하면서 보스의 패턴을 보고 자연스럽게 공략법을 찾아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따라서, 보스의 여러 기믹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며, 기믹을 파훼해 보스를 공략하는 패턴만큼은 MMORPG가 아닌 액션 게임 못지않다. 그만큼 클리어가 주는 성취감이 크다. “자동 전투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손맛”이란 표현이 절로 나온다.
정식 버전에서 ‘우루구구 협곡’은 4인 던전으로 등장할 예정이지만, 특별히 지스타 시연 버전은 솔로 클리어가 가능한 난이도로 조정됐다. 엔씨소프트는 “8개 클래스 모두 단독 공략이 가능하며, 힐러 역시 전투 중심 플레이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시연을 마친 뒤 남는 인상은 명확했다. ‘아이온2’는 최신 MMORPG가 추구하는 자동화된 편의성 대신, 직접 조작과 탐험의 감각에 집중한다. 몇 분간의 전투 동안 손이 쉴 틈이 없었지만, 보스를 쓰러뜨렸을 때의 쾌감은 그 어떤 자동 시스템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자동이 사라진 자리에는 ‘몰입’이, 확률이 빠진 자리에는 ‘도전’이 남았다. 17년 만에 다시 펼친 날개는, 엔씨소프트가 내세운 “MMORPG의 본질 회복”이라는 약속을 실현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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