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슈로 유독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마무리됐다. 연초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이슈는 많은 부분에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생활 방식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도록 했다.
그 부분에서 게임계는 타격도 입었지만 수혜도 입었다. 언택트 산업이 커지면서 게임 이용이 증가했고, 오프라인 행사는 온라인으로 대체되며 새로운 문화를 열었다. 또 오랜 기간 게임계를 옭아매던 규제가 해소되기 시작했다.
반면 말썽도 많았다. 대리게임 전적 비례대표의 국회 입성부터 중국 게임으로 인해 불거진 여러 제들이 불거졌다. 이에 올 한해 가장 화제가 됐던 10가지 이슈를 꼽아봤다.
1. 게임법 전면 개정안 공개…규제 완화 첫 걸음
2019년부터 진행되어 온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안(게임산업법)이 지난 2월 처음 공개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법을 개편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구성비율-획득확률 공개, 국내에 주소 혹은 사업장이 없는 해외 게임사업자의 게임이용자 보호를 책임지는 국내 대리인 선임, 자율규제, 비영리 게임의 등급분류 제외, 사행성 게임, 중독, 도박 등 게임성을 저해하는 용어의 삭제 등이 주요 골자다. 이중 게임 심의 간소화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규제 및 제도 개선, 지원 강화, 가치 확신 및 e스포츠 육성, 산업 기반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게임산업 진흥계획을 발표했고, 청년 게임사 창업 및 게임 문화 사업에 대한 지원도 진행이 결정됐다.
2. 코로나19 확산에….오프라인 행사, 취소 혹은 온라인 개최로 선회
1월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열리는 게임 관련 행사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관중을 받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거나, 아예 취소되는 경우도 많았다.
먼저,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게임쇼의 경우 취소 혹은 온라인 개최를 진행했다. 타이페이 게임쇼와 E3, 플레이엑스포는 전면 취소를 결정했고,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와 게임스컴, 도쿄 게임쇼, 인디크래프트, 팍스 웨스트 등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도 온라인으로 개최돼 144만명의 시청자 수를 달성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오직 중국의 차이나조이만이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강행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열리고 있던 각종 e스포츠 행사도 초반에는 무기한 연기됐고, 개최 방향을수정해 온라인으로 개최해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심지어 기존 스포츠들도 게임을 활용해 e스포츠로 치뤄지기도 했다.
3. 대리게임으로 시작된 정의당 류호정 의원 논란
지난 4.15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된 류호정 의원과 관련해 게임계는 대리 게임을 통해 자신의 랭크를 올리고, 이를 취업에 이용했다는 논란으로 아주 뜨거웠다.
류 의원은 지난 2014년, 자신의 '리그 오브 레전드' 티어(등급)를 골드 1에서 다이아 5까지 올린 것이 자신이 올렸다고 했으나, 실은 남자친구가 대신 해준 것으로 드러났고, 이를 게임사 채용 과정에서 영향을 끼쳤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게임 등급을 의도적으로 올리기 위해 계정을 공유한 것은 아니며, 이를 통해 이득과 특혜를 받은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결국 류 의원은 무난하게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게임업계 전문가를 자처했음에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배제됐고, 당선 이후 게임업계나 노동자를 위한 움직임을 거의 보이지 않으면서 류 의원을 향한 눈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4. 전 세계를 분노로 물들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게임 개발의 명가로 추앙받던 너티독이 전 세계 유저들의 모진 비난을 받으며 명성이 한 순간에 추락했다. 바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이하 라오어2) 때문이다.
그래픽과 사운드, 레벨 디자인, 전투/성장 시스템, 적 AI 등의 부분에서는 좋은 퀄리티를 보여줬지만, 전편의 핵심 흥행 요소였던 스토리에서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충격적인 전개를 연이어 보여주면서 전 세계 유저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게다가 이 게임의 디렉터이자 너티독의 부사장인 닐 드럭만이 "이 게임을 싫어하는 자들은 엿 먹어라.(Fxxx the haters)". 이 게임만큼 내 인생에서 노력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유저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라오어2의 평점은 물론 판매량이 폭락했고, 게임의 가격도 폭락한데 더해 덤으로 주는 게임으로 가치가 폭락하는 등 올해 가장 시끄러웠던 게임으로 전 세계 유저들의 기억에 남게 됐다.
5. 구글-애플 플랫폼 사업자들과 연이은 분쟁
올해는 플랫폼을 사이에 두고 공룡 IT 업계들의 분쟁이 본격화된 해였는데, 그 시작은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더하면서 부터였다.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은 이 결제 시스템이 약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자 에픽게임즈는 미국 법원에 반독점법으로 제소했고, 애플도 정당한 행위였음을 어필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에픽게임즈의 지지하며 애플을 상대로 앱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취지의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고, 페이스북도 에픽게임즈를 지지하면서 규모가 점차 커져갔다.
여기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들도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수수료에 반기를 들며 전기통신사업법 금지 행위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 이슈는 국정감사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구글과 애플이 한 발 물러났다. 구글은 신규 수수료 부과 정책을 국내에 한해 한시적으로 연기했고, 애플은 연 100만달러 이하 매출 게임의 경우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6. 담원게이밍, 3년만에 LCK 롤드컵 우승 이끌다
지난 10월 중국 상하이 푸동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담원 게이밍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2017년 삼성 갤럭시 이후 3년만에 LCK 소속 팀이 우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롤드컵은 코로나19로 인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는데, 특히 담원 게이밍은 장하권 선수가 수술까지 받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담원 게이밍은 LCK 서머 시즌에서 우승을 거두며 롤드컵 직행을 확정했고, 그룹 스테이지에서 총 성적 5승 1패로 조 1위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8강에서 DRX를, 4강에서 유럽 대표 G2를 꺾으며 결승전에 진출, 중국 쑤닝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4:1로 물리치고 소환사컵을 들어올리며 최고의 팀으로 등극, 국내 팬들을 열광시켰다.
7. MS-소니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
차세대 콘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MS와 소니가 거의 동시에 차세대 게임기를 내놨다. MS는 11월 10일 Xbox 시리즈 X와 S를, 이틀 뒤인 12일에는 플레이스테이션 5를 전 세계에 출시했다.
하드웨어 스펙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양쪽 진영 모두 각자의 장점을 내세웠다. PS5는 압도적인 독점작의 숫자를 내세웠고, MS는 구독형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내세웠다.
특히, 그동안 외면당했던 한국 콘솔 시장이 이번 차세대기에서는 제대로 대접을 받았다. 콘솔 게임기가 출시될 때마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었지만, 양쪽 진영 모두 한국을 중요 시장으로 인식하고 1차 출시국에 포함시켰다.
8. 한복 동북공정 샤이닝 니키 등 중국 게임 연이은 말썽
올해 국내에는 상당히 많은 중국산 게임이 출시됐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게임을 꼽으라고 하면 역시 ‘샤이닝 니키’라고 할 수 있다.
'샤이닝니키'는 11월 국내에 출시하면서 2종의 한복 아이템을 선보였는데, 중국 네티즌들이 “이 의상은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의상이니 중국의 의상이다. 이를 게임에 표시하라”고 주장, 페이퍼게임즈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국내 언론과 여론은 이를 비난했고, 페이퍼게임즈는 이슈가 터진지 만 하루가 되기 전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 큰 파장을 낳은 바 있다. 이 이슈는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까지 등장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외에도 다른 게임의 요소들을 무단 도용해 출시하거나, 실제 게임 내용과 다른 허위 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서비스를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한 뒤 제대로 환불을 해주지 않는 먹튀 행위 등 중국산 게임들로 인한 피해는 계속 되고 있다.
9. 3년만에 한국 게임에 판호 발급…하지만 국내는 이미 중국 게임 판친다
지난 2017년부터 막혀있던 한국 게임의 외자판호 발급이 3년만에 이뤄졌다. 그 주인공은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2월 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서머너즈워에 외자 판호를 내주며 중국 지역에서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판호 신청 4년만에 이뤄진 경사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인 ‘한한령’이 조금 무뎌지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게임총량제’ 정책이 발표된 후에 외자 판호의 발급량이 많이 줄어들었기에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연이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3년간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2019년 중국 업체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2조원으로 추산되며, 올해 1분기의 매출도 6,8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 최대 기대작에서 환불 게임으로…’사이버펑크 2077’
CD PROJEKT RED가 약 8년간 개발해 12월에 출시한 ‘사이버펑크 2077’는 최대 기대작에서 일괄 환불 게임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
이 회사의 전작 ‘위쳐3’를 능가하는 게임 구조와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상호 작용과 우수한 그래픽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3번의 연기 끝에 12월에 출시했지만, 특히 콘솔 버전에서 드러난 치명적인 버그와 호언 장담했던 콘텐츠의 부재로 유저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무엇보다 콘솔 버전에서 완전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탄을 받았고, 결국 개발사는 콘솔 버전 유저들을 대상으로 환불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절반 가까이 폭락했고, 여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개발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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