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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헌터 와일즈', 레 다우 울음소리 들어볼래? 캡콤 스튜디오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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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amer, 이야모토 신이치 기자

지난 11월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미디어 대상 프리뷰 투어가 오사카에 있는 캡콤 본사에서 개최됐다. 이날은 플레이 취재와 인터뷰 외에 캡콤 본사에 있는 모션 캡처와 사운드, SE 스튜디오를 취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작품을 개발하는 최신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력 넘치는 연기자의 열연부터 직접 만든 악기까지, 다양한 노력이 엿보였던 스튜디오 취재 현장을 전해드리겠다.

 

■ 육체와 육체가 부딪히며 헌터와 몬스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모션 캡처

모션 캡처는 현재 게임 개발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에는 개발자가 수작업으로 동작을 만들었지만(속칭 수작업), 모션 캡처에서는 실제 사람인 배우에게 연기를 맡긴다. 그 움직임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이를 가공해 캐릭터의 움직임을 완성한다. 실제 사람이 움직였을 때의 정보량이 많을수록 더 높은 퀄리티의 움직임이 게임에 반영되는 것이다.

모션 캡처를 위해 외부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게임사도 있지만, 캡콤은 자체적으로 여러 개의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본사 스튜디오에는 36대, 2023년 신설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는 150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액터의 움직임을 촬영하고 있다. 스튜디오에 있는 것은 외부가 아닌 사내 액터로 구성되어 노하우가 축적되기 쉬운 환경이라고 한다.

캡콤에 따르면 모션 캡처의 장점은 더욱 사실적인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과 수작업보다 빠르게 게임에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모션 캡처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자사 게임 엔진인 'RE 엔진'에 캐릭터의 움직임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였다. 녹화는 했지만 결국 쓸 수 없는 동작이라도 새로운 동작을 고안해 향후 더 나은 결과물을 얻는 재료가 된다. 스튜디오와 배우를 사내에 보유하고 있는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빠른 작업 환경은 캡콤의 강점이라고 한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서도 모션 캡처를 도입하고 있으며, '몬스터 헌터 와일즈(이하 와일즈)'부터는 몬스터의 움직임을 만들 때 모션 캡처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와일즈에서는 거의 모든 모션을 사내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다.

이날은 몬스터 '도샤구마'와 헌터가 공격을 펼치거나 무기를 활용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의 모션 캡처를 시연했다. 두 명의 액터가 움직이면 화면 속 도샤구마와 헌터가 똑같이 움직이는 모습은 모션 캡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마법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대검을 장착한 헌터
대검을 장착한 헌터
도샤구마
도샤구마
2명의 액터가 헌터와 도샤구마를 연기했다.
2명의 액터가 헌터와 도샤구마를 연기했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데이터가 반영되어 화면 속 캐릭터와 액터의 움직임이 동기화된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데이터가 반영되어 화면 속 캐릭터와 액터의 움직임이 동기화된다.

어디까지나 모션의 수록이기 때문에, 실제로 부딪히거나 합을 맞추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연기하는 '공중 공격'이 아니라는 점이 포인트다.

헌터 역의 배우는 대검 더미를 들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격을 날리면서 준비된 매트에 쓰러지고, 도샤구마 역의 배우가 펀치를 날릴 때도 매트에 주먹을 내리찍는다. 실제로 힘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있어 실감 나는 움직임이 가능한 것은 몸을 이용한 연기만의 특징일 것이다.

또한, 감정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가급적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라도 결과물의 좋고 나쁨을 좌우하는 것은 인간의 몸과 감정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전투 장면이다. 도샤구마가 헌터에게 덤벼들고, 헌터가 이를 밀어내는 것이 '와일즈'의 전투다.

헌터 역의 배우는 대검 더미를 들고 서포트 역의 배우와 함께 서로를 밀어붙였다. 도샤구마 역의 배우는 땅에 세워진 기둥을 물고 늘어진다. 헌터와 도샤구마 액터 모두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박력 만점의 상황이 펼쳐진다. 몸은 서로 닿지 않지만, 움직임이 컴퓨터로 입력되면 네 발로 맞붙는 격렬한 몸싸움이 된다.

영화라면 의상이나 영상 합성이 필요하겠지만, 모션 캡처는 실시간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즉시 재촬영도 가능하다. 게다가 사내에 스튜디오와 배우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재작업이 가능하다. 모션 캡처의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연이었다.

또한, '와일즈'에서는 먼저 게임 내 컨셉이나 액션 과정을 만들고, 이에 맞춰 모션 캡처가 이뤄진다고 한다. 모션 캡처도 만능은 아니며, 곤충과 같이 인간과 다른 비율의 캐릭터는 기존처럼 수작업으로 모션이 만들어졌다.

녹화에 사용하는 소품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벽 근처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경우, 실제 벽을 사용하면 배우가 신체 곳곳에 부착하는 마커가 가려져 데이터를 찍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파이프 의자를 보관하는 데 사용하는 골격만 있는 랙을 준비한다.

스튜디오에는 다양한 소품이 준비되어 있다.
스튜디오에는 다양한 소품이 준비되어 있다.
모션 캡처에 사용된 대검. 게임 속에 등장하는 것과 거의 같은 실루엣을 보여준다.
모션 캡처에 사용된 대검. 게임 속에 등장하는 것과 거의 같은 실루엣을 보여준다.

 

■ 악기를 직접 제작하여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세계를 만든다

'믹싱 스튜디오'에서는 신디사이저 음악을 콘셉트 자체에 녹여내는 노력이 소개되었다. 메인 테마 '아름다운 세계의 이치'에서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민속악기와 신디사이저를 섞어 사람과 몬스터를 아우르는 세계의 아름다움, 엄격함, 스케일 등을 표현했다.

와일즈의 무대가 되는 '금지된 땅'은 혹독한 자연 속에서 황폐기, 이상기후, 풍년기로 기후가 변하는 곳이다. 신디사이저의 소리를 변조하여 이러한 변화를 표현했다. 이날은 필드 '경계의 모래 평원'에서 신디사이저 음색을 선보였다.

황폐기에는 아름다움 속에 톡 쏘는 노이즈를 섞어 이상기후 폭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을 표현했다. 폭풍이 몰아칠 때는 미리 여러 가지 강한 소리의 변형을 준비해 두었다가 이를 무작위로 재생한다고 한다.

모래밭의 생태계 정점에 서 있는 몬스터는 '레 다우'이다. 번개를 다루는 비룡종으로 무서운 몬스터인데, 사냥 음악에서는 신디사이저로 전기 노이즈 같은 소리를 만들어 그 위협을 표현했다.

이렇게 이상기후라는 레 다우 시간이 지나면 풍년기가 찾아온다. 이상기후나 레 다우 사냥 음악에서 노이즈가 등장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풍년기에는 맑은소리가 사용되었다. 노이즈를 키워드로 하여 신디사이저로 다양한 환경의 변화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캡콤 게임의 SE를 만드는 것은 사내의 '폴리 스테이지'이다. '와일즈'에서는 몬스터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전용 악기를 직접 제작하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했다. 이러한 시도는 캡콤에서도 처음이라고 한다. 이날 레 다우 몬스터 보이스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공개되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몬스터 보이스 제작에 있어서는 각각의 생태가 가진 핵심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것을 추구한다. '몬스터 헌터 월드'에서는 자연 생물이라는 점을 중시해 사자나 얼룩말의 목소리를 녹음했지만, '와일즈'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존 생물의 목소리와 전용 악기를 섞어 몬스터 보이스를 제작했다.

키워드는 '생물감과 개성적인 위화감'이라고 한다. 개성이란 '의성어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개성'이며, 위화감이 있어야 플레이어가 소리를 기억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몬스터마다 악기를 직접 제작하는 것이 필요했다.

경계의 모래 평원에서 정점에 서 있는 몬스터, 레 다우
경계의 모래 평원에서 정점에 서 있는 몬스터, 레 다우

레 다우 보이스를 제작하기 위해 PVC 파이프를 조합한 2종류의 슬라이드 휘슬 '왕의 독백'이 만들어졌다. '왕의 독백'이라는 이름은 거물급인 레 다우라는 설정에 맞춰 붙여진 이름이다. 왕은 길을 걷다가 앞에 장애물이 있을 때 굳이 소리를 지르지 않고도 '비켜'라고 중얼거린다. 그것은 모래밭 꼭대기에 서 있는 레 다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왕의 독백'은 높은 소리를 내는 것과 낮은 소리를 내는 두 가지 피리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파이프를 밀어 넣으면 레 다우나 왕과 같은 거물이 중얼거리는 이미지처럼 천천히 음계가 변하게 되어 있다. 숨을 불어넣으면 비닐 필름도 진동하며 독특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운드 크리에이터가 생각하는 레 다우의 의성어는 '찐-믄-교'다.

레 다우의 보이스를 제작하기 위한 자작 악기 '왕의 독백'. PVC 파이프를 조합한 2종류의 슬라이드 휘파람이다.
레 다우의 보이스를 제작하기 위한 자작 악기 '왕의 독백'. PVC 파이프를 조합한 2종류의 슬라이드 휘파람이다.

이날은 '왕의 독백' 2종류의 소리 외에 동물의 목소리를 추가하여 가공하는 모습도 시연되었다. '왕의 독백'에 의한 개성과 위화감을 갖춘 소리에 동물의 음성이 가진 자연스러움이 결합하여 리얼하고 개성적인 위화감이 있는 몬스터 보이스가 완성됐다.

또한, 제작상 "악기 경험이 없는 디자이너도 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어쨌든 숨을 불어넣으면 소리가 나는 구조를 만들게 되었다. 일반 피리처럼 더블 리드를 준비하면 더욱 섬세한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악기 경험이 없으면 다룰 수 없는 물건이 된다. "예쁜 소리를 내고 싶은 것이 아니다", "간편하게 재미있는 소리를 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형태가 되었다.

이 외에도 라바라 바리나를 위한 휘파람, 푸푸로포루를 위해 페달을 밟으면 고무장갑에 공기가 주입되어 낮은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악기가 만들어졌다. 특히 푸푸로포루의 악기가 재미있는데, 음악적으로 정돈된 리듬이라기보다는 울음소리 같으면서도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은 소리다. 무의식적으로 의성어로서 어떻게 될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리이며, 그런 의미의 컨셉을 구현하는 악기로 느껴졌다. 또한, 악기를 만드는 데 있어 예산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금속 가공이 필요한 경우에는 외부에 의뢰하기도 한다.

푸푸로포루
푸푸로포루
푸푸로포루용 악기
푸푸로포루용 악기
페달을 밟으면 고무장갑에 공기가 유입되어 소리가 난다.
페달을 밟으면 고무장갑에 공기가 유입되어 소리가 난다.
라바라 바리나
라바라 바리나
라바라 바리나를 위한 악기는 휘파람.
라바라 바리나를 위한 악기는 휘파람.

몬스터 보이스를 만들 때, 몬스터 디자인을 보면 그 이미지에 끌려가므로 "그림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개성 있는 사운드를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본작의 방향성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와일즈'에서는 전작의 몬스터들이 등장하지만, 울음소리는 모두 다듬어졌다. 바바콩가처럼 새롭게 오리지널 악기를 만든 사례도 있다고 하니, 플레이할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몬스터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의성어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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