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신작이 없었던 상반기를 보낸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서면서,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공백을 메우고 하반기부터 성장세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최근부터 신작을 선보이기 위한 행보의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하반기 포문은 3분기 모바일 액션 RPG ‘가디스 오더’가 연다. 픽셀트라이브가 개발하는 이 게임은 레트로 감성을 살린 2D 픽셀 그래픽에 콘솔 수준의 수동 전투 손맛을 더한 것이 핵심이다. 오는 7월 23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주요 콘텐츠와 출시 일정이 공개되며, 3분기 글로벌 동시 출시가 목표다.
올해 상반기 진행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 캐릭터 고유 전투 스타일과 타격감이 호평받았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소프트론칭에서도 긍정적인 잔존 지표를 기록해 서비스 안정성에 힘이 실린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후 MMORPG 장르 외에 뚜렷한 모바일 히트작이 없던 카카오게임즈에게는 실적 반전의 선발 투수 격이다.
이어 4분기에는 크로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PC·콘솔 대작 ‘크로노 오디세이’가 출격 예정이다.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오픈월드 액션 MMORPG로, 북유럽 신화를 재해석한 다크 판타지 세계와 심리스 월드를 내세운다.
2월 북미·유럽 비공개 테스트에서 평균 플레이타임 11시간 20분을 기록하며 몰입도를 입증했고, 6월 CBT를 통해 글로벌 피드백을 다시 수집했다. 국내 게임사로는 드물게 PC·콘솔 AAA 시장을 정조준할 예정이어서, 카카오게임즈가 모바일 의존 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 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크로노 오디세이’만큼이나 대형인 프로젝트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신작 MMORPG ‘프로젝트 Q’다. ‘오딘: 발할라라이징’ 개발진이 액션성을 극대화해 만든 신작으로, 국내 서비스는 4분기, 글로벌 버전은 2026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프로젝트 Q’가 ‘오딘’의 후속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연내 국내 버전 우선 출시를 예고했다.
또 다른 3분기 카드인 ‘프로젝트 C’는 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다. 주요 타깃을 일본과 한국으로 잡았고, 언리얼엔진5를 활용한 고퀄리티 그래픽과 육성 결과에 따라 능력치와 스킬, 외형까지 달라지는 입체적 캐릭터를 내세운다. ‘에버소울’ 이후 한동안 공백이었던 서브컬처 라인업을 담당할 게임이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아이돌 IP 기반 ‘SM 게임 스테이션’도 3분기 안에 글로벌 동시 론칭이 예상되는데, 엔터테인먼트 팬덤과 하이퍼 캐주얼 유저를 동시에 흡수하려는 시도다.
하반기 라인업에서 가장 독창적인 색깔은 ‘갓 세이브 버밍엄’이 책임진다.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가 언리얼 엔진 5로 개발 중인 중세 좀비 생존 시뮬레이터로, 14세기 영국 버밍엄을 무대로 식량과 물, 은신처를 확보하며 좀비와 사투를 벌인다. 총기가 아닌 도끼·쇠스랑 같은 중세 도구를 무기로 삼고, 가구를 쌓아 장애물을 만드는 생존 시스템이 특징이다.
8월에 개최 예정인 ‘게임스컴 2025’ 현장 시연을 거친 뒤, 스팀 얼리액세스로 먼저 출시되고 콘솔 정식 버전은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퍼블리싱과 마케팅을 전담하며 프리미엄 인디 포트폴리오의 핵심 타이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RTS 마니아의 눈길은 ‘스톰게이트’의 행보에 쏠린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퍼블리싱하는 이 작품은 8월에 진행하는 0.6 업데이트로 정식 캠페인 ‘Ashes of Earth’를 공개하며 약 1년 간 이어진 얼리 액세스를 마무리한다.
신규 영웅과 맵 에디터 개방, 팀 아수라장 모드 예고 등 내용이 포함됐고, 1.0 버전 출시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진 출신이라는 태생적 기대치와 함께,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하반기 관전 포인트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과 PC, 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장르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 신작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각 작품의 출시 시점을 촘촘히 배치해 매 분기마다 신선한 매출 트리거를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가디스 오더’와 ‘크로노 오디세이’는 직접 매출만큼이나 글로벌 유저 풀 확장을 통해 다른 타이틀의 퍼블리싱 파워를 끌어올릴 종합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갓 세이브 버밍엄’과 같은 틈새 장르, 그리고 얼리액세스 졸업을 선언한 ‘스톰게이트’가 화제성을 담당하면서, 하반기 라인업은 비로소 선발-중계-마무리를 갖춘 완전체가 될 예정이다.
회사가 올해를 체질 개선 완성의 해로 규정한 만큼, 하반기 라인업 성과는 내년 이후 장기 성장 시나리오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2025년 하반기는 카카오게임즈가 다시 한번 게임사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할 절체절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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