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일본의 유력 애니메이션 IP(지적재산권)와 손을 잡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국내 여름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바로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이하 코노스바 모바일)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아카츠키 나츠메가 집필한 일본 인기 라이트 노벨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게임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게임을 사랑하는 은둔형 외톨이 고교생이 이세계로 넘어가, 다들 결함이 하나씩 있는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시작한다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코믹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난 2016년 1월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은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유명 성우 캐스팅 등 작품성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아 일본 현지에서 블루레이/DVD 판매량 기준 시즌1 1만 장 이상, 시즌2 1만 4천 장 이상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도 성과가 좋았다. 지난 2020년 2월 일본 시장에 처음 출시된 ‘코노스바 모바일’은 전편 스토리를 풀 보이스(Full Voice)로 구성해 게임 플레이의 몰입도를 높였으며, 하이퀄리티 일러스트와 라이브2D 연출 등으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구현했다.
특히, 원작의 설정이 게임으로 구현하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래서일까? 넥슨은 개발사인 썸잽과 동북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이 게임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넥슨은 이 게임에서 기존의 게임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폭넓은 투자와 공을 들이고 있다. 바로 원작 애니메이션의 국내 방영을 위한 한국어 더빙판 제작에 공동으로 나선 부분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 방영된 적은 있었지만, 더빙이 아닌 자막판이었기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애니맥스가 지난 2019년에 더빙판을 희망하는 작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43%를 얻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그런데 넥슨이 지난 4월 애니맥스TV와 한국어 더빙판 방영을 위한 공동 제작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원작 애니메이션이 5년 만에 한국에서, 그것도 한국어 더빙으로 다시 방영되는 길이 열리게 됐다. 게다가 시즌 1과 2 모두를 한국어 더빙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원작 팬들의 염원이 이뤄지게 됐다.
참여 성우의 면면도 화려하다. 카즈마 역에 최승훈, 아쿠아 역에 김율, 메구밍 역에 김예림, 다크니스 역에 김채하 등 ‘강철의 연금술사’, ‘원피스’,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비롯한 인기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성우진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지난 6월 27일 첫 방영을 시작했는데, 애니맥스TV는 물론 케이블TV를 볼 수 없는 유저들을 위해 ‘코노스바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조치, 팬들의 염원을 들어줌과 동시에 게임과의 시너지까지 추구했다.
그리고 넥슨의 투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원작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성우들을 게임 음성의 한국어화에도 참여시킨 것이다. 게다가 원작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성우는 물론,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오리지널 캐릭터인 리아, 시에로, 에리카 역에 송하림, 문유정, 윤은서, 김혜성, 정혜원 등 유명 성우를 추가로 투입시켰다.
원래 ‘코노스바 모바일’은 일본어 음성만 지원했고, 일본에서 만든 다른 유사 게임들도 국내에 서비스될 때는 자막만 한국어화를 시도했다. 음성 한국어화는 자막 한국어화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쉽게 시도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일본 IP를 활용해 넷마블이 만들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일곱개의 대죄:그랜드크로스’ 정도만 한국어 및 일본어 음성을 지원하고 있어서, 사실상 전례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넥슨은 이 게임의 국내 출시를 추진하면서 게임 내 음성도 한국어를 지원하기로 애초에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그 일환으로 애니메이션의 한국어 더빙까지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코노스바 모바일’에 대한 넥슨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건은 장기 흥행 여부다. 이 게임은 일본과 홍콩, 대만 지역에서 출시 초반 매출 순위에서 3~4위까지 오를 정도로 주목을 받고 초반 흥행에 성공한 바 있지만, 장기 흥행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넥슨이 이 게임에 대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한 만큼, 글로벌 버전에서는 장기 흥행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게임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대응책을 마련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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